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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지방선거 대비 포석… 앞길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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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원내사령탑 성향분석·전망

세계일보

충청권 출신 첫 여당 원내대표와 선명성을 앞세운 여성 첫 야당 원내대표. 8일 동시 선출된 여야 원내사령탑의 면면을 보면 6·4 지방선거 승리를 염두에 둔 여야 의원의 전략적 포석의 성격이 강하다. 선거와 별개로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당장 세월호 참사 수습과 진상규명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지방선거는 물론 미니총선급 7·30 재보선 등 정국 분수령도 한, 둘이 아니다. 두 사람 공히 개성이 강해 사안마다 ‘강 대 강’으로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세계일보

이완구 원내대표(왼쪽) 박영선 원내대표


◆충청권 첫 원내대표 VS 선명 야당 첫 여성 원내대표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계 간 감정이 골이 깊은 새누리당은 이완구 신박(신박근혜)계 원내대표에 주호영 친이(친이명박)계 정책위의장을 선택했다. 계파 갈등을 희석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원내대표가 충청권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지방선거와 재보선 등에서 충청권 표심을 잡으려는 다목적 계산이 읽힌다. 애초 출마 의사를 피력했던 친박 주류나 비박계 인사가 계파 대결을 우려해 줄줄이 뜻을 접으면서 투표 없이 이 원내대표가 추대된 것도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

새누리당은 이날 대야 협상을 실질적으로 이끌 원내수석부대표에 친박계 김재원(경북 의성) 의원, 주호영(경북 울진) 신임 정책위의장을 보좌할 신임 정책위수석부의장에는 친이계 나성린(부산진구갑) 의원을 선출해 신임 원내지도부 구성을 마쳤다. 계파 안배의 의도가 역력하다. 다만 이 원내대표를 빼곤 3명이 모두 영남 출신이어서 지역색이 짙어진 인상이다.

강경파로 소문난 박 원내대표의 당선은 ‘당당하고 존재감 있는’ 야당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당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강한 원내 리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전국적 인지도가 높아 지방선거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명 야당’을 지지하는 강경, 초·재선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계파별 고른 지지를 얻은 것도 승인이었다.

역대 원내대표 경선에선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인물이 선출된 경우가 많았다. 경선 1차투표에서 박 원내대표와 노영민 의원은 각각 52표, 28표를 얻어 1,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결선에서 박 원내대표가 17표를 보태 69표로 당선된 것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신주류 측 표를 상당 부분 흡수한 덕택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때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비서실장을 지낸 노 의원에 비해 박 원내대표의 계파색이 옅다는 점이 감안된 것이다. 최재성, 이종걸 의원은 1차투표에서 각각 27표와 21표에 그쳐 결선진출에 실패했다.

◆세월호 국정조사·특검 격돌 예고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에 원론적으로 공감했다. 하지만 ‘선 수습, 후 국조’라는 입장을 보이며 국조를 하더라도 방식 등은 의원총회 등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참사를 수습한 후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서울시 지하철 추돌사고 등 안전사고 전반에 대한 국조를 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공세를 비켜가겠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나 국정조사는 물론 세월호 피해자 지원 및 재발방지 특별법까지 거론하며 공세를 예고했다. 그동안 정부의 ‘셀프조사’를 반대하며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당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특검에 대해선 여야가 검찰수사 이후에 판단할 것이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각론에선 차이가 있다. 이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중립성이 훼손됐을 때 하는 것”이라는 시각인 반면 박 원내대표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을 땐 특검이 필요하다”고 스탠스다.

두 원내대표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하반기 원구성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전례를 볼때 진통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매끄러운 여야 관계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의 쓴소리도 들어야겠다“며 귀를 열겠다는 태도이고, 박 원내대표도 “제가 그렇게 센 여자가 아닙니다. 정부 여당이 바른길을 가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천종·이우승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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