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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빚더미' 용인도시공사 간부들 정치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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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시스】 이정하 기자 = 재정난으로 부도위기에 몰린 용인도시공사의 고위 간부들이 대거 6.4지방선거에 출마했다. 모두 도시공사의 재정위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다.

7일 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유영욱 전 경영사업본부장과 장전형 전 시설운영본부장은 각각 새정치민주연합에 용인시장 후보와 광역의원 용인3 선거구 후보에 공천 신청했다.

2명 모두 역북도시개발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해 12월 직위해제된 상태다.

보직없이 대기 발령 상태에서도 지난 5개월여 동안 이들에게 급여의 80%가 꼬박꼬박 지급됐다.

선거 출마를 위해 유 전 본부장은 12일까지 휴직신청서를, 장 전 본부장은 13일까지 휴가 신청서를 각각 도시공사에 제출했다.

도시공사는 역북지구 사업 실패로 총 4000여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데다 시의회로부터 총 3600억원의 채무보증 동의를 받아 가까스로 부도위기를 모면했다.

특히 토지 매수자가 원하면 토지대금과 금융이자까지 돌려주는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무리하게 조달했다가 수백억원대 금융이자만 더 부담, 재정난을 부추겼다.

용인시는 이들이 경영사업본부장을 번갈아 맡으며 역북지구 사업을 주도한 만큼 재정위기를 초래한 책임도 크다고 판단, 이들의 직위를 해제했다.

또 도시공사 노조위원장 출신인 남종섭 아르피아관리팀장도 새정치민주연합 광역의원 용인5 선거구 후보로 공천 신청했다.

남 팀장은 노조 위원장 활동 당시 시의회 행정사무감에서 시의원들이 부실경영 및 임원 비리, 성과급 지급 문제 등을 지적하자 '왜곡·편파'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시의회에서는 '도시공사 구성원들의 책임 회피가 만연돼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재정난에서 도시공사를 건질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연희 전 사장은 지난 2월 제6대 사장으로 취임한 지 1주일만에 '내 능력 밖'이라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전 사장은 사퇴 뒤 곧바로 새누리당 용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역사회는 물론 도시공사 내부에서도 도시공사 출신 예비후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한 직원은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비난할 이유는 없지만 지금은 도시공사의 정상화에 총격을 기울여도 모자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jungha9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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