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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인터뷰]조관일 다그로월드 준비위원장 “춘천을 세계적인 닭의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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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춘천=뉴시스】홍춘봉 기자 = 조관일 '다그로 월드 협동조합' 준비위원장이 다시 '사고 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사람에게 영양 가득한 고기와 달걀을 선사하고 아침이면 "꼬끼오"로 '알람'을 대신했던 '닭'이 테마여서 관심이 더하는 상황이다.

그는 닭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춘천을 창조해 강원도와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인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어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는 "춘천은 닭을 통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한 도시"라며 "협동조합 '다그로월드'는 그 가능성을 여는 디딤돌이 될 것이며 기발한 아이디어와 사업을 통해 경이적인 성과를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호반의 도시이자 도청소재지 춘천은 '닭갈비'와 '막국수'로 잘 알려졌지만, 사실상 그것으로 춘천이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하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느냐에 논란이 있었다.

특히 지난겨울 AI 파동으로 춘천 닭갈비 업소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닭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뜻있는 인사들의 제안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다그로 월드 협동조합'이 탄생하게 됐다.

조관일 준비위원장은 "순수한 민간단체인 협동조합을 결성해 사회적 협동조합의 모델을 만들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 이전까지 춘천을 세계적인 닭의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전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불과 1년 4개월 만에 25억원의 흑자(금융이자 제외)를 달성하는 등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잘 알려진 조관일 위원장이 어떤 구상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지 탐방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닭'으로 춘천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겠나.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춘천시민들이 닭의 도시를 만드는데 동참하면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나는 협동조합(농협중앙회)에서 30년간 일했다. 주변에서 춘천을 닭의 도시로 만들자는 점에 공감하고 협동조합 운동이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춘천을 닭의 도시로 만들자는 주장을 했고 신문에 칼럼을 통해 밝힌 적도 있다.

지난겨울 춘천이 AI 파동으로 닭갈비 음식점들이 어려움에 부닥쳤다. 이를 계기로 주변에서 닭의 도시 만들기에 공감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춘천을 닭의 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서달라는 요청을 했고 고향을 위한 매우 보람있는 일이라 생각해서 흔쾌히 수락했다. 닭 협동조합을 만든다니까 사람들은 아직도 닭갈비협동조합이나 양계협동조합을 만드는 줄로 잘못 알고 있다.

닭을 주제로 하되 문화, 예술, 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는 비영리의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사업의 성패는 아이디어에 달렸다. 지금 춘천의 상징동물이 호랑이다. 그뿐만 아니라 ‘신의 은총’이라는 의미를 가진 닭에 대해 춘천시민들조차 ‘닭대가리’라고 비하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체성이 없고 혼란스럽다. 프랑스는 국가 상징동물이 닭이다. 그런 것부터 바꾸면서 춘천을 매우 특이한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예를 들어 춘천의 교통신호음을 닭 울음소리로 한다면 그것 하나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천기누설(?)이라 모든 아이디어를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과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춘천의 새로운 이미지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닭갈비나 막국수 사업도 훨씬 안정적으로 잘되고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이것이 창조경제요 경제살리기다."

-구상은 좋지만 추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강원도와 춘천시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가능하다.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되는 도지사와 시장이 관심을 두고 도와주면 쉽게 풀릴 수 있다. 닭의 상징성을 살리면서 음식에 한정하지 말고 다양한 볼거리와 놀 거리는 물론 문화 예술 체육이 복합된 콘텐츠로 경쟁해야 한다. 단순히 닭갈비 축제 같은 형식이 아니라 품격도 높고 예술적 가치와 다양성 및 재미가 묻어나는 그런 것이라야 한다.

중국에는 외다리로 뛰면서 상대를 밀쳐 넘어뜨리는 닭싸움이 정식 스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는 닭싸움을 할 때 남자는 닭볏 모양의 모자를 쓰고 승부를 겨루도록 할 수 있다. 또 여자들 역시 닭을 상징하는 색다른 헤드기어나 복장으로 게임을 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국과 닭싸움 교류도 가능하고 점점 세계적 흥밋거리가 될 수 있다. 지금 대부분 지방 축제가 계절을 타지만 닭 관련 축제는 테마를 바꿔서 일 년에 몇 번이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매우 큰 강점이다. 지금 중국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우리 춘천에 세계적 치맥거리를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춘천표 맥주 생산도 가능해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춘천은 별 관련이 없는 듯하지만 춘천이 세계적인 닭 도시로 되면 오히려 실질적 수혜를 얻게 된다. 춘천이 새롭게 비상할 기회를 닭을 통해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들으면 들을수록 호감이 간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다.

"일본의 오카야마 현에는 인구가 7만2000명밖에 안 되는 고지마라는 곳이 있다. 이 작은 고을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청바지 도시다. 도시 전체를 심지어 택시의 외장까지 온통 청바지로 해놨다. 그 바람에 아무도 찾지 않던 그곳에 관광객이 3년 만에 50배로 늘었다. 청바지와 닭을 비교해보라. 닭의 다양성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춘천은 5~60년전부터 닭갈비를 통해 닭 도시로 돼 있음에도 닭갈비에서 한발을 더 내딛지 못하고 그것에 만족하고 있다.

닭갈비로 어떻게 세계화를 할 수 있겠나? 나는 춘천의 주봉인 봉의산이라는 이름 자체가 닭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봉의산도 닭과 연결되어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다. 춘천을 대표하는 김유정 작가의 봄봄 작품에도 닭이 등장한다. 춘천의 입구에서부터 가로등은 물론 도심에 설치되는 중요 시설물에 닭 상징 캐릭터를 설치하는 등 닭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돌멩이가 하나뿐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수만 개가 되면 작품이 되고 볼거리가 된다.

이점을 알아야 한다. 미국에는 닭과 관련된 국제 세미나가 몇 주 동안 개최될 정도다. 조류독감이나 닭과 관련된 전염병을 걱정하는데 그러기에 오히려 세계적인 닭질병연구소를 춘천에 유치할 수 있다. 발상을 바꿔야 한다. 닭과 관련된 스포츠와 레저활동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닭 브랜드도 일반 의류, 다양한 기념품, 모자, 학용품, 인형 등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회자하고 있는데 춘천이 닭의 도시로 세계화되는 것은 불가사의가 아니라 필연이다.

당연하다. 화천보다 훨씬 더 나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키우고 닭 축제를 브라질의 카니발처럼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시민들이 동참하고 강원도와 춘천시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협동조합을 육성하는 일이다. 일본의 청바지 도시 고지마도 민간이 주도하고 관(官)이 지원하며 따라가는 전략으로 성공했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강원 춘천 출신인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장은 강원대학교 대학원 경제학박사, 농협상무, 강원도 정무부지사, 대한석탄공사 사장, 전국 강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비서처럼 하라' 등 41권이 있다. 최근 42번째 저서 출근길 30분의 기적을 역설하는 '멘탈 리허설'을 펴냈다.

casino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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