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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지방선거D-30]서울시장, 鄭·金·李는 '급피치'… 朴은 '급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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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6·4지방선거를 30일 앞둔 시점에서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간 행보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선거운동을 멈추고 숨을 죽였던 새누리당 후보들은 그동안 침묵을 벌충이라도 할 듯이 연일 본선무대에 뛸 최종주자를 가리기 위한 치열한 경연을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화두는 단연 박심(朴心)이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최근 한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출마를 권유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이 반발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주자로 부각되다 세월호 참사 와중에 아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적은 부적절한 글 때문에 곤욕을 치른 비박(非朴) 주자 정 의원은 김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당과 사법기관의 "적절한 조처"를 요구하며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 최고위원의 대응은 한결 거칠다. "대통령이 누구에게 출마를 권유하면 탄핵되는 거 모르냐"라며 김 전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 중진의 입에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말이 튀어나온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다. 그만큼 격렬히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세 후보의 숨가뿐 경쟁은 설핏 여당의 자중지란으로 보이지만 그만큼 컨벤션 효과는 높아져 본선경쟁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반해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라는 난제와 맞닥뜨린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외적으로 '선거의 선'자도 내밀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사표를 내고 서울시를 나간 기동민 정무부시장, 권오중 정무수석 비서관, 문호상 언론특보 등 박 시장 핵심측근들은 종로에 선거 캠프를 마련하고 본선에 대비하고 있었다.

박 시장은 이르면 이달 초 시장직을 내놓고 시청내 남은 정무라인과 함께 선거캠프에 합류,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일 터진 상왕십리역 추돌사고로 모든 일정이 어그러졌다. 선거를 앞두고 터진 악재에 새누리당 후보들이 연일 '박원순 책임론'을 쏟아내고 있지만 일체의 방어를 삼간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경찰이 이례적으로 지하철 2호선 운영사인 서울메트로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여도 냉가슴만 앓고 있다. '세월호 물타기'라고 주장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원사격이 있기는 하지만 역부족이다.

박 시장은 사고 당일부터 모든 대외 일정을 안전에 방점에 맞춰 소화하고 있다. 사고현장 방문과 공식사과, 그리고 재난우려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만으로도 숨 쉴 틈 없어 보인다. 사고수습을 마무리 짓지 않은 채 선거를 위해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게 적절한 처신이냐에 대한 논란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정사퇴시한인 15일까지 시장직을 유지하면서 모든 상황을 매조지한 뒤 본선무대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여파는 서울시장 선거의 판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뒤이어 터진 지상왕십리역 추돌사고는 이 판을 다시 한 번 뒤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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