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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새정치, 하루 세차례 ‘기초연금 의총… ’정부안·야당안 동시상정 잠정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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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정부안’ 수용 놓고 “개판 오분 전” 설전도 오가

결단 없이 여론조사에 의존 김·안 리더십 시험대 올라

새정치민주연합은 1일 기초연금법 처리와 관련해 2일 본회의에 정부·여당 절충안과 당초 당론을 담은 야당안을 동시 상정해 표결처리키로 잠정 결정했다. 당 지도부는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이날 밤부터 2일 오전 사이 의원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해 확정키로 했다.

하지만 당 소속 보건복지위원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최종 당론 결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기초연금 처리 당론을 정하기로 한 계획이 또다시 실패하면서 김한길·안철수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저녁 의총 후 “이번 국회에서 (기초연금안을)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방식으로는 2일 본회의에 정부·여당 절충안과 야당안을 동시에 상정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절충안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해 ‘소득 하위 70%의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10만~20만원을 차등지급하는 정부안을 바탕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긴 저소득층 12만명에게는 2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야당안은 국민연금과 연계없이 소득 하위 80% 노인들에게 2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이다.

국회 과반인 새누리당 의석수를 감안하면 정부·여당 절충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로선 정부·여당안이 통과되더라도 야당안도 표결에 붙였다는 명분을 택한 것이지만, 절충안으로 당론을 일치시키지 못하는 데 따른 ‘고육책’ 성격이 짙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오후와 저녁 세 차례에 걸쳐 릴레이 의총을 열었다. 지난달 28일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절충안으로 당론을 변경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만만찮은 반대론이 확인되면서 진통을 거듭했다. 오전 의총에서 기초연금 관련 발언을 한 의원 7명 중 6명이 반대했다. 전수조사 결과도 ‘처리에 찬성한다’고 답한 의원이 63명, ‘반대한다’는 의원이 44명이었다.

3차례 의총 내내 국민연금 연계는 안된다는 원칙론과 절충안 처리의 발목을 잡으면 지방선거에서 표를 잃는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갑론을박을 거듭했다. 오후 의총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1시간 늦게 열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노웅래 사무총장은 “우리 당은 개판 오분 전, 십인십색”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일부 의원들이 “우리가 개란 말이냐”고 고성을 지르는 험한 장면도 연출됐다.

김기식 의원은 “정당이 정치적으로 결정할 문제를 이렇게 ‘폴(poll) 정치’하는 정당이 전 세계에 어디 있는가. 책임지고 결정하려고 의총을 하는 것이지, 모든 사안을 여론조사하면 정당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여론조사 문항을 보고 집어 던졌다. 무엇이 급하길래 기초연금 골격을 만드는 중요한 사안을 이렇게 졸속으로 결정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후퇴한 기초연금 정부안이 나온 뒤 5개월여 동안 여당에 끌려다니기만 한 데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공약 파기를 한 것은 새누리당인데 정작 야당이 “발목 잡는다”는 프레임에 걸려 허둥대고 있다는 불만이다.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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