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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무인항공기가 현대 전쟁의 주역으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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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무인기 전문가’ 윤광준 건대 교수

“발견 무인기, 북한제 가능성 커

재해·재난용으로도 활용 가능

IT발달 한국 최고수준 만들 저력”

2005 국제초소형비행체대회 1등

이후 45분 비행 ‘크로우’ 개발


“이제 무인항공기가 현대 전쟁의 주역으로 등장했습니다. 변해가는 전쟁 흐름에 맞춰 무인기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의 소형 무인항공기 개발에 선구자적 역할을 한 윤광준 건국대 교수(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는 13일 “최근 발견된 소형 무인항공기는 현대 전쟁에서 무엇이 주역을 담당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북한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십여년간 국내에서 제작된 소형 무인기와는 전혀 다른 재질과 형태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남한 스타일’이 아닙니다. 발견된 무인항공기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국내 무인항공기는 없습니다. 내장된 삼성에서 만든 반도체는 세계 어디서든지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부품입니다.”

스마트로봇센터 소장을 겸하고 있는 윤 교수는 북한의 무인항공기 수준은 한국보다 최소 5년은 뒤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이 남한의 정찰을 시작한 이상 관련 기술의 발전은 급속하게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교수가 소형 무인항공기를 연구한 것은 17년 전인 1997년 건국대 교수 시절부터였다.

서울대에서 항공공학과를 전공하고 미국에 유학가서 항공우주용으로 쓰이는 초경량 복합재료를 연구하며 퍼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윤 교수는 “미래는 승객 운송 이외는 모든 항공기가 무인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무인항공기 연구에 착수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무인항공기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을 때였다. 학생들과 밤낮으로 연구해 2001년 미국 플로리다대학에서 열렸던 ‘국제 초소형비행체 대회’에 출전했으나 꼴찌를 했다. 건국대팀이 3년에 걸쳐 개발한 비행체는 5초도 날지 못했으나, 1등한 미국 대학생팀은 당시에 1분 이상을 날렸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무인기를 유심히 살펴본 건국대팀은 귀국한 지 불과 석달 만에 1분 이상 날 수 있는 비행체를 발명해냈다. 그래서 그 다음해 대회에서는 2등을 차지했다.

2005년 국제대회는 한국으로 유치했다. 윤 교수팀은 미사리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영상촬영 전송 부문에서 마침내 1등을 차지했다. 폭 12.8㎝의 소형 비행체를 15분간 날리며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소형 비행체 개발은 그 단계에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극소형으로 만들수록 상업성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바람에 큰 영향을 받고, 오래 날지 못하는 무인항공기는 군사용, 산업용으로 쓰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그래서 날개 길이 50㎝ 이상으로, 30분 이상 나는 비행체 개발에 착수한 학생들은 졸업한 이후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의 발명체를 인정한 한화는 3년 전 건국대 벤처기업과 합병하며 무인기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그래서 45분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정찰용 초소형 무인기 ‘크로우(까마귀)’를 개발했다. 날개 길이 70㎝, 무게 600g인 이 크로우는 반경 8㎞를 저공 비행하면서 주야간 정찰을 할 수 있게 동영상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했다.

그동안 윤 교수가 개발한 무인기에는 동영상 카메라는 기본이고, 비행을 자동으로 조종할 수 있는 초소형 컴퓨터와 프로그램, 적외선 센서, 초음파 센서,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

윤 교수는 이제 무인기는 정찰과 저격용인 군사 방면뿐 아니라 재해 재난 수습용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달된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과 통신망 인프라는 한국이 무인기 방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세계 최초로 민간 아이티(IT)기술이 접목된 국가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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