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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무인기 중간조사결과 발표] 중요부품 中·日·美 등 6개국 제품 사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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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제 추정 부품은 칩 꽂는 기판 등에 그쳐

조립 등 상당한 수준 "초보적" 단정은 일러

한국일보

국방부가 11일 공개한 무인기 안에는 서로 다른 국적의 전자부품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자체 기술로 만든 부품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북한제로 추정되는 부품은 주로 컴퓨터 칩을 꽂은 보드(기판)에 그쳤다. 나무나 플라스틱 소재로 된 단순부품이다.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경우 방향을 잡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자이로센서의 신호처리 보드, 백령도 무인기는 입출력단자의 보드가 북한에서 자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반면 중요부품인 자이로센서와 구동기(삼척 무인기), 카메라와 리모트컨트롤(RC) 수신기(백령도 무인기)는 일본제로 확인됐다. 중앙처리장치(CPU)의 메모리도 중국제나 삼성 제품으로 드러났고 백령도 무인기의 구동기(서보모터)는 한국기업인 하이텍 알씨디가 필리핀 OEM을 통해 만든 제품이다. 무인기에 장착된 낙하산도 중국산이었다. 이외에 체코, 스위스, 미국 등 6개국의 제품이 무인기에 사용됐다.

하지만 북한의 정보통신(IT) 기술력이 낮은 것으로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 전세계에서 구입 가능한 여러 부품을 한데 묶어 조립하는 것도 하나의 기술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자체 개발한 컴퓨터운영체제(OS) '붉은 별'의 최신 버전을 최근 공개하는 등 IT 기술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제 무인기 완제품을 확보했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을 두고 북한의 기술력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특히 GPS 등 주요부품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확보한 3대 무인기는 초보 수준이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아 예의주시하겠다는 게 군 당국의 말이다. 2008년 무인기 대회에서 독도를 왕복한 우리 대학원생들의 자체 제작 무인기는 당시 비행거리가 400㎞ 정도지만 추락 무인기의 항속거리 180∼300㎞로 분석됐다.

앞서 군 당국은 2012년 12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쏘아 올렸을 서해에서 연료통과 엔진 연결부 등의 잔해를 인양했다. 북한의 미사일 제작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온전하지 않은 잔해에 불과해 북한의 기술력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온전한 형태로 입수한 이번 무인기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 더 중요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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