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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북 서해 포격 때 미그기 NLL 넘어 … 군, F-15K에 격추 명령 내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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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버튼 누르기 전 사라져

벌컨포도 미그기 향해 쏜 것

중앙일보

지난달 31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도발했을 때 북한 미그기로 추정되는 전투기가 NLL을 넘어 우리 군이 미사일로 격추를 시도했다고 공군 핵심 관계자가 6일 밝혔다. 남북이 포탄 500발을 주고받은 백령도 해상뿐 아니라 공중 상황도 긴박하고 숨가쁘게 돌아갔던 셈이다.

공군에 따르면 당일 오후 12시40분쯤 북한 미그기로 추정되는 물체가 합참전술통제선(TAL선) 이남으로 내려왔다. TAL선은 전투기의 경우 속도가 빨라 휴전선을 넘어 단시간에 수도권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감안해 군이 휴전선 이북 20~40㎞ 떨어진 곳에 설정해놓은 가상선이다. 이 선을 넘으면 우리 군도 대응토록 하는 일종의 ‘작전선’이다. 미그기로 보이는 비행물체가 TAL선을 넘자 우리 군은 백령도 남쪽에서 초계비행하던 F-15K와 F-16 전투기에 대기명령을 내렸다. 미그기 추정 물체는 순식간에 NLL도 넘었다.

이에 공군작전사령부는 곧바로 격추 명령을 하달했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 직전 비행물체가 사라졌다. 공군 관계자는 “미그기로 추정되는 물체에 공대공(空對空) 미사일로 격추를 시도했으나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이 물체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고 말했다. 공군은 레이더상의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F-15K 전투기로 하여금 백령도 상공까지 다가가 육안으로 정찰하게 했다. 육안에 들어오면 바로 미사일을 쏘라는 뜻이었지만 사라진 물체를 찾지 못했다. 북한도 최신예 미그-29기를 띄워 근접비행시켰다. 하지만 우리 전투기가 철수하자 미그-29기도 곧 되돌아갔다. 3월 31일 오후 12시40분부터 2분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졌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국방부 핵심 인사는 “레이더상에 나타난 물체는 분명 미그기였다”며 “ 초계비행을 하던 우리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E-737·피스아이)에서도 잡혔다”고 밝혔다. 레이더에 잡힌 비행물체의 속도나 크기를 고려하면 무인기 수준은 아니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당시 오후 12시42분쯤 백령도에 주둔한 해병대 6여단이 벌컨포 300여 발을 쏜 것도 이 물체 때문이었다고 한다. 군은 북한이 미그기에 스텔스 칠을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용수·유성운 기자

정용수.유성운 기자 nkys@joongang.co.kr

▶정용수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nk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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