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취재파일] 북한 무인기 진짜 실력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형 공격기 '상어' '물범'부터 자폭형 무인기까지 개발

SBS

북한의 무인 정찰기가 백령도와 파주에서 발견돼 장안이 시끄럽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카메라를 매달고 백령도 해병대 기지와 청와대 경내를 찍어댔으니 카메라의 정밀도를 떠나 충격입니다. 그런데 추락한 북한 무인기의 외양과 보도되는 성능을 보면 좀 실망(?)스럽습니다. 외신들은 이번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를 두고 ‘골동품’ 또는 ‘장난감’이라며 농을 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백령도와 파주에 떨어진 무인 정찰기가 북한 무인기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는 것들일까요? 요즘 어지간한 동호회가 사용하는 무인기도 이번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보다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뛰어납니다. 북한 무인기 실력을 이런 조잡한 하늘색 골동품에서 유추하면 안될 겁니다. 북한이 제작한 고도의 무인 정찰기는 임무를 완수하고 이미 북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백령도에서 추락 무인기가 발견되기 3시간 반 전에 우리 군 레이더에 소형 비행체가 포착됐었습니다. 해병대 벌컨 사격을 피해 사라져 버렸는데 북한 무인기로 추정됩니다. 2010년 8월 9일에도 연평도에서 북한 무인기가 포착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즉 북한이 수시로 우리나라에 무인기를 보내는 가운데 이번에 두 대가 ‘어쩌다’ 추락한 것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친북, 종북 매체들은 이번 무인기 사건이 벌어지기 훨씬 전부터 북한의 무인 정찰기와 무인 공격기의 위력을 슬쩍슬쩍 공개해왔는데 그 내용들을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 美 스트리커 개조 무인기에서 소형 무인기 ‘상어’, ‘물범’까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북한의 무인기는 트럭에 실린 하늘색 자폭형 무인기입니다. 작년과 재작년 평양 김일성 광장 열병식 때 공개됐었죠. 미국의 고속 표적기 스트리커를 시리아로부터 들여와 개조한 것입니다. 중국의 D-4를 개조한 방현-1·2와 러시아산 프라체-1T, DR-3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무인기 기술은 초보적이고, 1년 생산능력이 35대라고 합니다. 우리 군 당국과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반면 친북 매체들이 익히 ‘광고’해온 북한의 무인기로는 상어와 물범이 있습니다. 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제원과 성능도 두루뭉실하게만 알려졌습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작전시간은 최대 48시간입니다. 바다에서는 해상 0.5m 높이로 저공 비행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군이 종종 물새로 오인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는데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소형 순항미사일 기능을 하는 셈입니다. 이런 무인기가 로켓 단정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철갑상어 무인기’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답니다.

SBS

앞서 언급한 2010년 8월 9일 연평도에서 포착된 북한 무인기는 7m 크기의 비행체입니다. 연평도 북방 20여 킬로미터 북측 상공에서 해상 50m 고도로 비행하는 것이 관측됐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는 이런 무인기가 있습니다. 러시아제 DR-3 REYS인데 길이 7.3m에 5~50m 저공 비행이 가능합니다. 친북 매체들은 이 무인기에 소형 정찰 카메라가 장착됐다고 주장합니다. 제트 추진 엔진으로 최대 속도가 시속 925km이고 고도 1만 2190m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매체들은 서해에 주둔한 북한 4군단 각급 부대에 이 무인기가 배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 “GPS를 마음대로”..역조작 기술력 있나

북측이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고도의 무인기 관련 기술은 역 조작 기술입니다. 북한이 자신들의 무인기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의 무인기를 가로채 조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드는 예가 지난 2012년 5월 10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무인 헬기 추락 사고입니다. 오스트리아 쉬벨사가 제작한 무인 헬기가 시험비행 도중 조종 트럭(컨트롤 타워)으로 날아가 충돌한 사고인데요. 이 무인 헬기는 해군의 정보함에 실려 국정원 요원들이 북한을 감시할 때 사용할 기종이었습니다. 아주 민감한 무인 헬기가 아주 이례적인 사고를 냈습니다. 당시 GPS 교란으로 사고가 났다는 주장이 파다했는데 친북 매체들은 “이것이 바로 무인 역조작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무인 헬기를 북한이 역조작해서 컨트롤 타워에 충돌시켰다는 주장입니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과 상관 없는 것 같다”고는 했는데 확실하게 북한과 선을 긋지는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누군가가 GPS를 교란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북한의 GPS 교란 기술은 이미 정평이 나있습니다. GPS 교란을 위한 별도의 부대를 운영할 정도입니다. 우리 민항기 뿐 아니라 해군 함정, 미 공군 수송기가 북한의 GPS 교란에 길을 잃은 적이 한두번 아닙니다. 무인기의 GPS를 교란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겁니다. 문제는 북한이 GPS 교란 실력이나 무인기 전력을 다른 무기체계에 비해 꽁꽁 숨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랑은 하고 싶지만 비밀 병기이니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궁금증은 커져만 갑니다.

[김태훈 기자 oneway@sbs.co.kr]

새로운 인터렉티브 뉴스 [SBS 스마트리포트]

[SBS기자들의 생생한 취재현장 뒷이야기 '취재파일']

☞ SBS뉴스 공식 SNS [SBS8News 트위터] [페이스북]

저작권자 SBS&SBS콘텐츠허브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