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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추락 무인기 北소행 결론…김정은 '강경 행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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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백령도 해병부대 등 촬영…대한민국 방공망 구멍

발전 시 폭탄 탑재 가능…軍, 저고도 탐지기 도입 검토

[이데일리 김진우 최선 기자] 백령도·파주 등 남북 접경지역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가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잠정 결론나면서 최근 북한의 핵실험 위협, 군사 도발에 이어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를 매우 엄중하다고 평가하면서 강경 행보를 시사하는 등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 “무인기 北 제품”

군과 정보 당국은 지난달 31일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를 정밀조사한 결과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2일 결론을 내렸다. 또 같은달 24일 경기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도 북한산인 것으로 결론 지었다. 정부 소식통은 “백령도와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를 분석한 결과 두 기체가 연관성이 있고 동일하게 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개발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는 북쪽에서 날아왔고,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리튬이온 배터리 뒷면에 북한말로 ‘기용날자(제품을 쓰기 시작한 날짜)’와 ‘중지날자(제품을 언제까지 사용하라는 날짜)’라고 표기됐다는 점에서 모두 북한 제품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조사 결과 무인기는 일본제 카메라가 부착돼 실시간 송·수신은 불가능하며, 촬영 후 회수하는 초보적인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추락한 무인기는 항공 정찰 능력이 취약한 북한이 공중 촬영을 위해 개발한 시험용 무인정찰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 남쪽으로 무인기를 발진시켜 청와대 전경과 경복궁 등 서울 시내 모습, 백령도 해병부대 등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무인기 카메라에 찍힌 사진의 해상도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최종 조사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만큼 앞으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생·화학 무기 탑재 가능성에 대해 “탑재 중량이 1㎏ 정도인데 발전시키면 그것도 가능할 수 있다”며 “북한의 초경량 소형비행체를 포함한 대비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 제품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낮은 고도로 나는 비행체를 포착하기 위한 저고도탐지레이더를 국외에서 긴급히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한반도 정세 매우 엄중”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1일 양강도 삼지연 대기념비에서 열린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들의 결의대회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가 매우 엄중하다고 평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대로 방임할 수 없는 엄중한 사태는 우리에 대한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흉심이 변하지 않았으며 변할 수도 없다는 것, 오직 총대로 최후승리를 이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짓부셔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이 강경 행보를 시사함에 따라 북한이 고립상황에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4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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