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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모자가 본체, 사람은 숙주”… 민희진의 모자에 박찬호 소환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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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LA다저스 선수 시절 박찬호(위)와 2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비교한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하이브의 감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격한 반응을 보이며 결백을 주장했다. 원고 없이 2시간 15분가량 이어진 그의 발언에 온라인에서는 ‘투머치 토커’로 유명한 박찬호 선수와 비교하는 글이 화제가 됐다.

이날 다수의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희진은 모자에 지배당하는 중’ ‘대한민국 투머치 토커 남녀 탑’ 등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투머치 토커는 쉴 새 없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수다쟁이나 잔소리꾼을 이른다.

민 대표는 이날 47브랜드의 파란색 야구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모자에는 MLB(미국 프로야구)의 LA 다저스 로고가 박혀 있었다.

한 네티즌은 LA다저스 선수 시절 박찬호의 사진과 민 대표의 모습을 비교하며 귀에서 피가 나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내가 보기엔 이 모자가 본체다. 이 모자만 쓰면 사람이 말을 멈출 수 없게 된다”며 “희생당한 숙주는 2명이다. 퇴마가 시급하다”고 표현했다.

해당 글을 본 이들은 “저 모자가 문제였다” “찬호박에게 빌려 쓴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감했다.

박찬호는 ‘투머치 토커’로 유명하다. 그는 2018년 한 방송에서 “IMF 시절, 어려웠던 유학생 팬들에게 형 같은 마음으로 진심 어린 말을 건넸는데, 사인받으러 왔다가 귀에 피가 났다고 하더라”고 별명이 붙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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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이야기를 듣던 이들이 귀에서 피를 흘린다는 내용의 광고. /KB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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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이런 이미지는 광고로도 제작됐다. 2019년 박찬호는 KB금융그룹 광고에서 재테크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 초년생, 신혼부부, 퇴직 후를 걱정하는 중년의 남성에게 금융에 대한 끊임없는 설명을 늘어놨다. 결국 박찬호의 이야기를 듣던 남성은 귀에서 피를 흘린다.

민 대표와 함께 일했다는 네티즌의 ‘투머치 토커’ 경험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민 대표가) 원래 저런 스타일”이라며 “회의 한 번 하면 몇 시간씩 혼자 안 멈추고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3줄 요약 가능한 것도 3시간 얘기하신다”며 “진짜 내 원천징수영수증 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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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함께 일했다는 네티즌이 올린 글.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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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의도하고 실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모의 정황’이라며 공개한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 관해서는 “직장인의 푸념”, “노는 얘기”, “배우자와 싸운 뒤 한 속엣말”이라고 했다.

민 대표는 “(제가 나눈)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며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했다.

하이브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 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거짓말을 중단하고 요청한 대로 정보 자산을 반납하고 신속히 감사에 응해 달라”며 “이미 경영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만큼, 어도어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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