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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케이스톤, LS 계열 전기차 기업에 400억 베팅… 폴란드 법인 지분은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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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LS전선 본사. /조선DB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케이스톤파트너스가 LS전선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 LS이브이코리아(이하 LSEVK)에 400억원을 베팅한다. 케이스톤이 보유 중이던 LS EV 폴란드(이하 LSEVP) 지분을 LSEVK에 매각하고, 그 돈으로 LSEVK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스톤의 특수목적회사(SPC)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는 LSEVP 보통주 80만4000주(50%)를 LSEVK에 매각하고, 400억원 규모의 LSEVK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861만8832주를 배정받는다.

당초 케이스톤은 LSEVP 지분을 LSEVK에 현물출자하고, LSEVK의 지분을 받는 맞교환 방식을 추진하다가 거래 구조를 바꿨다. IB 업계의 관계자는 “비상장 회사의 현물출자는 가치 평가를 하는 것부터가 어렵고, 이에 대해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복잡하다”며 “LSEVK가 케이스톤의 LSEVP 지분을 현금으로 사고, LSEVK의 유상증자에 케이스톤이 참여하는 것이 간단하다”라고 설명했다.

상법에 따르면 현물출자 방식으로 신주를 인수하려고 할 때는 인수 대금이 되는 현물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회사의 이사가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청구해 조사를 받거나,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실제로 CJ CGV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CJ가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받으려고 했으나,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 가치가 과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법원으로부터 불인가 결정을 받은 바 있다. 2018년 롯데쇼핑도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시네마사업 부문을 신설 자회사로 현물출자하려는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LS전선은 2017년 11월 폴란드에 전기차·일반 차량 배터리용 전장 부품 공장을 세웠다. 유럽 본토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당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 발맞춘 행보였다.

이후 LS전선은 LSEVP의 설비 투자(CAPEX)를 위해 투자자를 찾았고, 2020년 케이스톤이 300억원을 투입해 LSEVP 지분 50%를 취득했다. 케이스톤과 LS전선은 LSEVP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기업공개(IPO) 약정을 맺었다. LSEVP가 4년 안에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LS전선이 보유한 지분까지 동반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LSEVP는 케이스톤과 합의한 기간 안에 상장하지 못했다. 다만 케이스톤은 LSEVP 지분을 매각하는 것보다 LSEVK의 상장에 베팅하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향후 LSEVK의 상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LSEVK는 한 차례 상장을 시도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2020년 당시 코로나19가 강타하며 지수가 폭락해 2대 주주인 재무적 투자자(FI)가 반대에 나선 것이다. 결국 LS전선은 2022년 LSEVK의 상장을 포기하고 파라투스-산은캐피탈 PEF가 보유한 LSEVK 지분 47%를 787억원에 되샀다.

지난해 LSEVK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LSEVK는 지난해 처음으로 순손실 18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 증가세도 꺾였다. 지난해는 매출액 2806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3496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매출 역성장은 2020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한편 LSEVK는 지난 16일 케이스톤과 LS전선이 보유 중인 LSEVP 지분 100%를 취득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케이스톤이 오는 5월 8일 LSEVK 유상증자 금액을 납입하면, 동시에 LSEVK는 LSEVP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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