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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중국, 코로나 초기 대응 나섰다지만…시진핑 책임론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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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사태 초기에 알았을 뿐만 아니라 관련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시 주석을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 시각) 중국 정부가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대응을 지시했다고 밝힘으로써 오히려 당국자들의 대처가 부족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초부터 이미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지시했다며 적극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성난 민심은 오히려 ‘알면서도 왜 못 막았느냐’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에 있는 한 병원을 방문해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들의 입원 진료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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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 3일 진행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 연설 내용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이 연설에서 지난달 7일 정치국 상무위 회의를 주재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예방하고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난달 23일부터 우한(武漢)과 다른 도시들의 봉쇄도 허가했다.

중국 당국이 이런 시진핑 연설 내용을 공개한 것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뒤늦은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을 수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진핑 주석은 질병 확산 초기 대중들 앞에 거의 나타나지 않다가, 상황이 심각해지자 최근 뒤늦게 베이징(北京)의 병원을 방문하고 ‘인민전쟁’을 강조하는 등 총력전을 지시했다. 공개석상에 그가 나타나지 않는 까닭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데 있다는 의심을 샀다.

영국 더타임스는 시진핑 주석이 이번 사태에서 일관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시진핑 주석은 성공 사례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고 실패와는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속 중국 전문가인 주드 블랑쉐는 "‘우리는 운전석에서 졸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려는 걸로 보이지만 오히려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경고하지 않았다’고 실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NYT는 시진핑 주석의 발언 공개로 당시 국가 지도부가 사태에 관해 정확히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이 직접 지시를 한 점이 알려졌기 때문에 초기 대응 실패의 책임을 지역 당국자들에게 전가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박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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