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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법무부-대검, 중간 간부 인사는 조용히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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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인사 때 충돌 재연 부담감… 법무부 ‘대검 중간간부 유임 의견’ 수용하는 듯
한국일보

이창재 검찰인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일 검찰인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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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또다시 충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별다른 불협화음 없이 의견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로와 비난을 주고 받던 검사장 인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21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검찰인사위원회는 별다른 이견 없이 마무리됐다. 구본선 대검 차장은 ‘대검 중간간부 전원 유임’ 의견을 재차 전달했고, 조남관 검찰국장은 “충분히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대검찰청 중간간부를 전원 유임시켜달라”고 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요구를 법무부가 일정 부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앞서 인사위 개최 및 인사안 통보를 둘러싸고 양측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던 검사장급 이상 인사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인사위에서는 “총장의 의견을 먼저 듣고, 회의를 해야 한다”는 강남일 당시 대검 차장과 “총장 의견은 나중에 들어도 된다”는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이 강하게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위는 회의를 계속 진행하는 대신 “총장 의견을 듣고 인사를 하라”고 권고했지만 법무부가 이를 무시한 채 당일 저녁 인사를 강행했다.

한차례 진통을 겪은 법무부와 대검이 인사 파동에 대한 부담감으로 충돌을 자제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법무부와 대검은 인사위 개최 전부터 실무 선에서 인사 관련 의견을 조율해왔다고 한다. 검찰 인사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아직 단언하긴 이르다”면서도 “지난 인사 때 보다는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성윤 검사장과 달리 조남관 신임 검찰국장이 양측의 조율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검찰국장은 두 장관(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모시는 자리라는 말이 있다”며 “이 검사장이 정부 측 의견에 기울었다면 신임 조 국장은 두루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3일로 예정된 중간간부 인사가 ‘중폭’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인사위에서도 사법연수원 34기의 부장 승진을 유보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검찰 안팎으로 “인사로 수사를 방해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수사 실무를 도맡는 부부장 검사들이 대거 잔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른바 ‘권력 수사’ 담당했던 일선 수사팀의 차장ㆍ부장이나 주요 대검 중간간부에 대한 ‘핀셋’ 인사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인사 내용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다시 점화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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