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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국민연금, ‘5%룰’ 완화로 주주총회 입김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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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및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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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제약하던 ‘주식 등의 대량보고ㆍ공시의무’(5%룰)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부터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5%룰은 투자자가 상장사 주식 등을 5%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5일 이내에 보유목적과 변동사항을 상세 보고ㆍ공시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는 애초 상장사의 지분 집중 관련 정보를 시장에 공개해 증권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만들어진 제도로, 상장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도 있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5일 이내 상세보고 대상인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주주의 기본권리인 ‘배당’과 관련된 주주 활동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대외적 의사 표시 △해임청구권 등 회사ㆍ임원의 위법행위에 대응하는 상법상 권한 행사 △공적 연기금 등이 사전에 공개한 원칙에 따라 진행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등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은 ‘장기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횡령ㆍ배임ㆍ사익편취 등으로 기업 가치가 추락했는데도 이를 개선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이사 해임, 정관 변경 등의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해, 앞으로 ‘상세보고’ 부담을 덜고 보다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다만 정부는 정관 변경이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겨냥한 것이거나 특정 임원의 선ㆍ해임에 즉각적 영향을 주는 경우, 임원 선ㆍ해임, 합병을 위한 주주 제안 등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구분하고 현행대로 5%룰을 부과한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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