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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관계 악화하는 韓日 양국, 무역분쟁으로 더 큰 위기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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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미중무역전쟁 역풍을 맞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관계악화로 인해 더 큰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과 외신에 따르면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해 한일 양국의 수출이 둔화하고 있으나 양국의 수출규제 등으로 인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한국과 일본 모두 올 한 해 동안 수출이 계속 둔화하는 등 세계 어느 지역보다 심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악화하고 있는 양국관계로 인해 수출이 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맞게 된 점이다.

일본 재무성이 21일 발표한 9월 무역통계(통관기준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일본의 한국 수출액은 428억엔(약 4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부터 수입은 8.9% 줄어든 2513억엔을 기록했다.

지난 9월의 대한(對韓) 수출 감소폭은 일본 정부가 올 7월 시작한 수출 규제에 반발하는 불매 운동이 한국에서 본격화한 8월(8.2%↓)과 비교해 두 배 규모로 커진 것이다.

이는 한국의 일본 불매 운동이 9월 들어 한층 확산했음을 의미한다.

일본이 이처럼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한국이 받을 타격도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 등을 거론하면서 반도체 업황 부진을 지목했다. 지난달 수출도 전년 동기대비 두 자릿수인 11.7%나 감소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고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리스크로 주목한 것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불화수소 등 일본산 소재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7월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으로 수출규제 조치를 취했다. 8월에는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는 애초부터 우려됐던 부분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물량확보가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결국 양국관계 악화로 우리나라의 주력제품인 반도체 수출도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일본은 지속적인 수출감소 등으로 경제침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국도 경기 침체가능성에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스탠스를 완전히 바꿨다.

미중무역분쟁이라는 외부요인은 어쩔 수 없지만 양국이 스스로 규제장벽을 치면서 더 큰 부양책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외신은 한일 관계의 역사적, 감정적인 문제로 인해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상호 관계 악화로 인해 양국 스스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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