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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주열 “미-중 무역분쟁 탓 성장률 0.4%p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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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려야할 상황이지만

제로금리 가기엔 조심스러워

0%대 물가 한두달 더 갈듯”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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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정도 낮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미-중의 추가 관세 인상은 한국의 중간재 수출을 직접 제약할 뿐만 아니라 두 나라의 내수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2%포인트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무역경로 외에도 불확실성 경로를 통한 영향도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 등 경제활동이 둔화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도 두 당사국을 빼고는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면서 올해 투자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둔화는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 대외요인 악화 탓이 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내년 성장률은 다소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부분적 합의를 하면서 최악은 면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고,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 경제 성장세는 올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경기와 낮은 물가만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 금리도 1.25%로 낮은데 제로금리까지 가기에는 아직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문제들이 있어 추가 완화는 상황을 지켜보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7~2018년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정책 여력이라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며 “막상 경기 리세션(침체)이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여야 할 중앙은행이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금리를) 안 올렸다면 지금은 어떻게 했을까 싶다”며 “(당시에) 경기가 아주 좋아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에 볼 때는 미-중 무역 분쟁이 이렇게까지 안 좋은 쪽으로 진행될 줄 모르고 조기에 타결될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낮은 소비자 물가에 대해서는 “기저효과가 10월, 11월에 있기 때문에 0% 안팎 상승률이 한두 달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조합을 뜻하는 ‘폴리시믹스’와 관련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재정과 통화정책이 정말로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며 “부진한 경기를 살리는 데 초점을 두면서 대외 리스크와 금융안정 상황을 보며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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