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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김동연→홍남기 교체했지만…소득주도 성장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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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말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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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이 들어섰지만 많은 경제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소득주도 성장 기조는 그대로 남았다. 2기 경제팀을 이끌어 갈 콘트롤타워로 내정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도 소득주도 성장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홍 내정자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소득주도 성장 기조의 수정이 있을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해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며 기존 기조를 그대로 지켜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은 내용적으로 보면 가계소득을 높여주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내용"이라며 "이를 통해 사회적 양극화도 해소하고 소득 보전이 성장 기여로 이어지도록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적이며, 과거 정부뿐만 아니라 앞으로 올 정부도 (소득주도 성장을)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은 인정했다. 그는 "다만 몇몇 정책이 속도가 빨라서 부작용이 좀 있었다"며 "민간 의견도 듣고 경제팀과도 면밀하게 분석해 만약 보완이 필요한 과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문제가 타결된 것처럼 부작용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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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말하고 있다. 홍 실장 넘어로 모니터에 붙어있는 메모지가 보인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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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소득주도 성장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보완하는 차등적용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사실상 도입이 힘들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제가 보아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겠지만,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세부적으로 검토하지 않아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국무조정실장 하면서 짚어본 바로는 현실서 작동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종합해보면, 다소의 부작용을 수정하겠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비판은 줄을 잇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두 야당은 2기 경제팀의 기용은 소득주도 성장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소득주도 성장의 실패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일 '2019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념회에서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소득주도 성장은 부작용을 낳고 혁신성장은 성과가 안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 뿐만 아니라 많은 경제학자들이 소득주도 성장의 실패를 점치는 이유는 소득 증가가 성장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로머 미국 뉴욕대 교수도 "소득향상이 더 많은 기술 축적으로 이어져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소득주도 성장의 성장 모델은 소득이 증가해 소비가 늘어나고 이를 통한 내수 성장이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으로, 기술 축적 과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의존적 개방경제에서는 소득주도 성장 모델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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