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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데이터 요금 본격 경쟁…SK텔레콤 나서자 번호 이동 요인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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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을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데이터 요금제를 개편했다. 요금 부담은 줄이고 사용 가능한 월간 데이터량을 늘리는 동시에 가족간 데이터 공유, 기존 멤버십 혜택보다 강화된 혜택으로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섰다.

SK텔레콤은 18일 이용료는 소폭 낮추고 월간 데이터량은 대폭 늘린 요금제 ‘T플랜’을 내놨다. 기존 9가지 요금제를 5가지로 재구성했다. 이로써 통신 3사는 모두 데이터 요금제를 개편하게 됐다.

조선비즈

조선DB




이번 SK텔레콤의 요금제 개편은 경쟁사에 대한 대응책이다. 가장 먼저 데이터 요금제를 개편한 것은 LG유플러스였다. 지난 2월 월 8만8000원에 용량 제한은 물론 속도 제한도 없는 완전 무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놨다. 8만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지난해 2%대에서 10%대로 늘어났다는 이유다.

또 8만8000원에서 스마트폰 보조금 대신 25% 할인 요금을 받게되면 6만60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경쟁사의 기존 10GB대 데이터 요금제와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 ‘완전 무한’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무제한 요금 이용자가 LG유플러스에 가입한 직계 가족에게 월 40GB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가족 통신비 절감도 가능한 점을 강조했다.

KT도 5월에 요금제를 3가지로 개편했다. 8만9000원으로 용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LG유플러스와 같다. 하지만 가족 간 데이터 공유 혜택은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처럼 크진 않다. 하지만 월 6만9000원짜리 요금은 100GB바이를 제공하되 모두 소진하면 속도를 초당 5메가비트(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하게해 선택폭은 늘려놨다.

8만9000원 요금은 25% 할인 적용시 6만6750원으로, 6만9000원 요금제는 5만1750원으로 낮아진다. 약 2만원 차이로 폭을 두고 완전 무제한과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 차이를 뒀다. 실속을 찾는 사용자를 위한 선택 방안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양사가 모두 기존 데이터 요금제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 제한을 풀자 SK텔레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SK텔레콤의 기존 11만원짜리 요금제가 두 경쟁사의 신규 요금제보다 비싸고 데이터 제공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런 요구에 맞춰 SK텔레콤도 결국 요금제를 발표한 셈인데, 기존 가입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신경쓴 점이 눈에 띈다.

6만9000원짜리 요금은 KT와 같은 조건에 내놓으면서 그보다 비싼 요금제에서 가족간 데이터 공유가 자유롭게 만들어 가족 단위 통신비가 줄어들도록 만들었다.

패밀리 요금제는 7만9000원으로 데이터 150GB를 제공받으면서 20GB를 가족 최대 5명에게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다. 또 배분한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느린 속도(400kbps)라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3인 가족 중 한명이 사용하면 남은 두명에게 월 10GB씩 줄 수 있어 크게 이득이 될 수 있다. 가족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고 단순 계산해도 남은 두명이 기본 요금제를 쓰고서도 데이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용량과 속도에 제한이 없는 완전무한 요금제가 SK텔레콤은 타사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월 10만원으로 1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 가격 차이를 VIP 혜택으로 상쇄하고 있다. 특히 6개월마다 신규 기기로 교환할 때 보조금의 70%까지 지원해주면서 혜택을 크게 뒀다. 스마트 워치 요금 지원, 공항 라운지 이용권 등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다만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완전 무한 요금제는 가족 단위로 통신사에 가입해야 한다. 특별히 데이터를 공유할 일이 없는 사용자라면 요금 부담을 늘리면서 데이터 사용량을 과도하게 늘릴 필요는 없다. 또 각 사가 모두 데이터 무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어 기존 약정에 대한 위약금을 물거나 가족 할인 등을 포기하고 통신사를 이동하는 유인은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이번 데이터 요금제 개편은 경쟁사의 요금제 장점을 합치면서도 일부 차이가 나는 가격차이는 물량 공세를 통해 메웠다”며 “요금제 경쟁을 통해 통신사 이동고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성원 SK텔레콤 MNO사업부장(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번호이동 제도 도입 후 고객 해지율이 2%를 초과한 적도 있지만 현재는 고객 해지율이 1%이하로 떨어져있는 상황”이라며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단기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고객이 통신사를 유지하도록 고객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다양한 혜택 제공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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