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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문 대통령 “시베리아 횡단철도 내 고향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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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첫 러시아 하원 연설

“양국 협력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 될 것”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국빈 방문은 1999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9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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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국빈 방문 첫날인 21일 하원인 두마를 찾아 한국 대통령 최초로 연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분 간의 연설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인 양국 관계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러시아의 적극적 협력을 당부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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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러시아 하원 두마에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구한말부터 깊은 인연을 맺기 시작한 양국 우정을 언급하며 유라시아 공동 번영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낮 12시(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하원을 방문,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을 면담하고 한러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약 20분 동안 진행한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동방정책’은 평화와 공동번영의 꿈을 담은 유라시아 시대의 선언”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맞물려 있음을 강조했다. 또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9개 다리 전략)에서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러시아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하면서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남ㆍ북ㆍ러 3국 간 철도, 에너지, 전력 협력이 이뤄지면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남ㆍ북ㆍ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기대하고 있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또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하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 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유라시아에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 있다”며 “전쟁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향해러시아와 한국이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러시아 하원 의원들은 문 대통령 연설에 7차례 박수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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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궁 옆 알렉산드로프 정원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를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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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하원 방문 후 크레믈린대궁전 옆 알렉산드로프 정원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무명용사의 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장병을 기리는 추모시설이다. 아울러 정부청사 영빈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면담하고 한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남ㆍ북ㆍ러 3각 협력 사업과 관련, “앞으로 대북제재가 해제돼 북한의 참여가 가능해질 때 3국 간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 및 조사 등 사전 준비를 미리부터 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현재로서는 철도·전력·가스 등 남북러 3각 협력의 주요 사업 구상 가운데, 철도 연결 사업의 추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연구 필요성도 제기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한반도 긴장 완화는 북미 관계의 진전에 크게 달려 있다”며 “북미가 만난 것 자체가 중요하고, 북미 두 정상이 서로 협력하기로 한 것이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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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정부청사(영빈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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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혁신ㆍ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보건의료ㆍ복지 분야 ▦극동개발협력을 위한 ‘9개 다리’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자는 제안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재외국민, 고려인 동포, 러시아 인사 등 200여명을 초청해 ‘한러 우호 친선의 밤’ 행사를 주최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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