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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23>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어디서 조달해야 하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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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어디서 조달해야 하나(4)

전자신문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투자기구를 의미한다. 벤처캐피탈은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뒤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수십 개의 창업기업에 투자한다. 주요 투자 대상이 신생기업들이다보니 투자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투자 대상 기업 중 소수의 기업이 크게 성공하여 나머지 대부분의 실패 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을 기대하는 것이 벤처캐피탈의 수익모델이다. 벤처캐피탈은 투자자의 자금을 운용해 준 대가로 일정 분의 수수료를 받아 회사 운영자금을 충당하며, 최종적으로는 투자 수익의 일정 비율을 분배받는다.

벤처캐피탈은 이상에서 설명한 태생적 배경으로 인해, 벤처캐피탈 자금은 엔젤투자, 지인투자 등에 비해 철저히 상업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기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도 창업가와의 관계 등 정성적인 요인은 철저히 배제한 채 사업계획서의 내용과 기업평가만을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심지어 자신들의 수익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CEO·CTO 등 회사 운영진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하며, 회사의 중요 자산 내지 사업 부분을 매각할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목표 수익이 달성되면 목표 수익이 달성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투자자금을 회수한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창업가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투자 자금 회수는 커다란 어려움을 야기하기는 일이다.

벤처캐피탈 자금이 이처럼 상업적 성격이 짙다고 해서 신생기업과 창업가에게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MIT에서 149개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창업가는 명망 있는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400만 달러에 달하는 평가액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창업가에게 벤처캐피털이 나름의 이점이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벤처캐피탈 자금이 창업가들에게 가져다주는 가장 큰 이점 중 하나는 대규모 투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창업자 본인자금이나 엔젤투자자금은 일반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따라서 이들 자금만으로 초기 구상하는 사업규모를 구상하기 어려운 창업가라면 반드시 벤처캐피탈 자금을 찾게 된다. 또한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추가 자금을 수혈해야 할 경우에도 벤처캐피탈은 유의미한 대안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벤처캐피탈들이 초기 투자 이후 회사가 추가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추가 지원하여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하곤 한다.

단순히 금전적 자금만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도 있지만, 상당수는 해당 신생기업이 필요로 하는 추가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즉, 자신들 이외에 추가적인 외부 자금을 주선해 주거나 직접 구해주기도 한다. 신생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설문조사에서도 많은 창업가들이 벤처캐피털로부터 받은 가장 큰 도움 중 하나로 추가적인 외부 투자자를 소개해 준 것을 꼽고 있다.

명망 있는 벤처캐피탈은 신생기업에게 신용을 부여해 준다. 높은 성과를 보여 왔던 벤처캐피탈에서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기관 내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자금을 도입할 경우 얻게 되는 또 다른 이점으로는 기업 경영 과정에서 체계성과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벤처캐피탈은 자금을 투여하는 조건으로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체계성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내용을 함께 요구한다. 창업가는 이 과정에서 회사 운영에 대한 다양한 부분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벤처캐피탈은 공식적인 회사 운영 못지않게 창업가와의 개인적인 관계 설정 속에서 다양한 측면의 조언을 수행한다. 특히 많은 창업가들이 유사 분야에 투자 경험이 많은 벤처캐피탈로부터의 조언은 회사가 성과를 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aijen@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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