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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쿠친스키, 두번째 탄핵 표결 하루전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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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리 사면 뒷거래 비판 받아

세계일보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사진) 페루 대통령이 의회의 두 번째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쿠친스키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내가 대통령직을 사임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계속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나라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부당하게 나를 범죄자로 보이게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뇌물 수수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월스트리트 투자가 출신인 쿠친스키에 대한 탄핵은 그가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가 2004∼2013년 브라질 대형 건설사인 오데브레시 컨소시엄으로부터 500만달러(약 54억원)의 뇌물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1차 탄핵 표결 때 전체 130석 중 78명이 탄핵에 찬성했는데, 가결 정족수에 9표가 모자라면서 탄핵을 가까스로 모면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려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아들인 겐지 의원과 후지모리에 대한 사면을 두고 뒷거래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탄핵 표결 사흘 뒤인 크리스마스이브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사면되면서 비난이 거세졌다.

여기다 겐지 의원 등이 지난해 12월 한 정부 관리와 정치적 지지를 대가로 공공사업 계약을 협상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전날 제1야당 민중권력당(FP)에 의해 공개되면서 탄핵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쿠친스키는 22일로 예정된 탄핵 표결을 앞두고 대통령직을 물러난 것이라고 외신은 설명했다. 페루 입법부는 22일 전체 회의에서 쿠친스키의 사의를 수용할 방침이다. 마르틴 비스카라 부통령 겸 캐나다 대사가 23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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