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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추적 피하기 위해 나눠 관리…'120억 비자금' 조성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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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에서 MB와 다스 비자금 문제 논의"

다스 관계자 "수입 원자재 가격 부풀려 비자금 조성"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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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을 박창규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했는데 1부에서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함께해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창규 기자, 앞서 리포트를 보면 당시 이명박 당선인이 조카와 다스 관계자를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고 했는데요. 모처는 어디인가요?



[기자]

이 자리에 함께했다는 다스 관계자는 '안가'에서 만났다고 표현했는데요.

이 당선인이 청와대 근처 안가로 조카 이동형 씨와 다스 핵심 관계자를 불렀다는 겁니다.

이 자리에서 특검이 발견한 120억 원 다스 비자금 문제를 주로 얘기했습니다.

다스 이상은 회장의 아들인 이동형 씨는 아버지가 아닌 이 당선인에게 "다스에서 일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또 비자금 문제를 잘 정리하라는 지시도 함께 받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하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고. 그런데 안가라는 게 당선인이, 예를 들면 청와대 안가를 쓸 수 있습니까? 아직 부임도 안했는데?

[기자]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안가에서 여러차례 만났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은 바는 있습니다.

[앵커]

개인의 안가일 가능성도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다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회사 업무 관련 보고를 한 게 이 한번이 아니라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여러 관계자가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다스 현안이나 중요한 결정 사항이 있을 때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내용도 구체적이었습니다.

해외 영업 계획이나 자금 문제 같은 회사 내부 현안에 대해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인척은 집안 어른으로 조언을 자주 했다고 말하기도 했었습니다만 집안 어른의 조언이라기에는 너무나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가능합니다.

마치 경영자가 보고받고 결정하는 모양새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저희들이 지난번에 120억 비자금을 밝혀냈을 때 17명의 차명계좌를 이야기한 바가 있습니다. 실제 주인들이 다 밝혀졌다면서요?

[기자]

네, 실제 주인들이 다 밝혀졌는데요, 진짜 계좌 주인을 확인했다는 건 다시 말해 비자금 어떻게 조성됐는지 그 과정을 전체를 파악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잠깐 수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실제 주인이라고 하는 것은 그 차명이 누구냐? 차명이 누구의 이름이냐 하는 것이죠.

[기자]

네, 차명 계좌의 주인을 말하는 겁니다. 17명은 다스 납품업체 경리과 직원과 큰 형, 그리고 친인척 들이었습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 한명 끼어 있었습니다.

이들 이름으로 80억 원을 나눠 입금하고 5년 동안 투자를 통해 120억원으로 불렸습니다.

이 돈은 당초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면서 가격을 부풀리는 형태로 마련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돈이 저희가 보도한 대로 17명 차명으로 관리됐다면, 국세청이나 금감원 등은 왜 전혀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요?

[기자]

다스 납품업체 경리 담당 직원은 이 120억 원을 10억 원 밑으로 나눠 17명에게 나눠졌습니다.

정기예금이나 보험 상품 등에 투자했는데요, 이 사람들이 모두 다스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따로 추적을 할 만한 근거가 없었고요.

개인 금융자산이 10억 원이 넘어가면 국세청 추적을 하게됩니다.

하지만 10억 원 밑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국세청이 따로 추적을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전형적인 비자금 관리 형태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120억 원은 어디서 어떻게 마련되는 것인가. 그 구조를 취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100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200원짜리를 샀다고 기록한 뒤에 100원을 빼돌리는 형태였습니다.

[앵커]

이것도 전형적이긴 합니다.

[기자]

국내 물건이면 세금계산서가 발행되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비자금을 챙기기 힘들었습니다. 해외에서 돈이 들어오는 것들은 일일이 확인할 수 없기때문에 이런 형태로 비자금을 마련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실제보다 지출이 많은 걸로 기록이 됐기 때문에 자연히 다스의 순이익은 줄어듭니다.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다스는 이전과 매출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순이익은 확 늘어납니다.

뒤집어 말하면 그동안 비자금을 만들어 온 만큼,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비자금을 못 만들었기 때문에 그만큼 순이익이 늘었다고도 계산할 수 있는겁니다.

[앵커]

네, 이건 확정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 의혹을 당연히 가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 비자금 120억 원이 들어간 이후 추가로 비자금을 더 만들었다거나 하진 않았다는거잖아요.

[기자]

저희 얘기가 아니라 다스 관계자들의 증언입니다. 특검 관계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닫았습니다.

다스 관계자들은 비자금이 만들어지고 나서 일단 수사기관에 한 번 적발이 됐기 때문에 더이상 비자금을 만들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컸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졌기 때문에 더이상 비자금을 다스를 통해서는 만들지 않았다고 하고 있습니다.

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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