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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尹 발언 점유율 85%였지만…‘골’ 넣은 건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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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회담 발언 비율 尹 85 李 15”

이재명, 민생·특검 현안 10가지 언급…尹 대부분 ‘거부’

민주 “국민 실망 크다”…‘민심’ 강조하며 불통 이미지 강조

22대 국회 입법 강행 명분 삼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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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래픽=이승렬 디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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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720일 만에 영수회담이 성사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정 기조 전환과 각종 민생 현안 해법을 요구했고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빈손’ 회담이었지만 사실상 민주당이 입법 명분 강화라는 실리를 챙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수회담은 지난 29일 오후 2시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15분가량 진행됐다. 이 대표가 먼저 약 15분간 작심 발언을 통해 의제를 던지고, 이후 비공개로 전환해 회담을 이어나갔다.

이 대표는 회담에서 총 10가지 의제를 꺼내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R&D 예산 복원 △전세사기특별법 등 민생 입법 △의료개혁특위 △연금개혁 △과도한 거부권 행사 유감 표명 △이태원 특별법 △채상병 특검 수용 △재생에너지로 산업재편 △국익 위주 실용 외교 등이다.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가족 등 주변 인물 의혹 정리”로 우회해 지적했다.

비공개 회담은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이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시간 계산을 해보니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발언 비중이) 85 대 15가 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130분간 이어진 회담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종료됐다. 의료개혁 필요성에는 양측이 모두 공감했지만 이외에 민주당이 국정기조 전환을 위해 제안한 요구사항에 대해선 확답을 듣지 못했다. 이재명 대표는 회동 후 “답답하고 아쉬웠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민생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번 영수회담은 대통령실의 요구대로 사전 의제 조율 없이 진행됐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대부분 대통령이 발언했다. 그러나 회담의 진짜 주도권은 이 대표에게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회담에 앞서 ‘민심’을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민심을 과감하게 전달하는 게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국민의 말씀에 귀 기울이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제시한 의제를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민주당은 즉각 윤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여전히 ‘민심’을 읽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29일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윤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다음날인 30일 “우이독경 마이웨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매우 크다”며 “국민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총선 직후 연일 민생 입법을 강조하며 채상병특검법, 이태원특별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예고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변화 의지 없는 태도를 두고 22대 국회에서 입법 강행 명분 삼을 것으로 보인다. 진 정책위의장은 영수회담 직후 “본회의 때 법안을 처리하려고 했던 기조는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한편 21대 국회의 마지막인 5월 임시국회에서도 치열한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에서 최소 두 차례 본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을 처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입법 독주’라고 비판하며 본회의 개의에 반대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5월 임시국회 일정 협상을 위해 지난 23일, 29일과 30일 세 차례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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