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김명수 신임 대법관 "중책 맡게 돼 무거움 느낀다"...편향성 논란, 튀는 판결 우려 등 숙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1일 국회에서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사법개혁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편향성과 튀는 판결에 대한 우려 등은 김 신임 대법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김 신임 대법원장의 임기는 2023년 9월까지다.

김 신임 대법원장은 임명 동의안 가결 직후 “중책을 맡게돼 다시 한번 무거움을 느낀다”며 “사법부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도전과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김명수 신임대법원장/ 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법원장 권한남용 첫 메스 댈듯...대법관 구성 변화도 불가피

법조계에선 김 신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의 권한남용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메스를 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신임대법원장은 지난 3월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 연구회의 학술행사 축소 지시와 관련해 법관 독립을 위한 제도적 정비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법원 개혁을 주장해왔다.

대법관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신임 대법원장은 내년 7월까지 교체되는 9명의 대법관 인사에 관여한다. 법조계에선 참여정부 시절 진보 성향의 개혁적 판결을 내린 이른바 '독수리 5형제'(김영란·이홍훈·박시환·김지형·전수안)와 같은 진보 성향 대법관이 주류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신임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회장과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법관으로 꼽힌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만들어진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이다. 2011년 설립된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전국 3000여 명의 판사 중 48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법원내 최대 학술모임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우리법연구회 멤버들이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신임 대법원장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경력이 있다고 해서 진보라고 칭하거나 편향됐다고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수적인 판결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임 대법원장은 대법관 등 임명권 행사에 있어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감각 있는 인물을 등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조선비즈

대법원 전원합의체/ 대법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원합의체 주춤, 튀는 판결 우려도

김 신임 대법원장은 양승태 현 대법원장(69·연수원 2기)과 연수원 기수가 13기 차이난다. 양 대법원장을 제외한 현직 대법관(13명) 중 9명이 김 신임 대법원장보다 연수원 선배다.

청문회 과정에서 대법관 경력이 없는 김 신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평결을 주재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이 주재하기 때문에 선배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선 평결을 이끌어 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법원장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평결을 주재하는데 대법관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수많은 선배 대법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대로 평결을 주도할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튀는 판결에 대한 우려도 있다. 법 안정성보다 법관의 소신을 중요시 하다가 비슷한 사건에서 다른 사법적 판결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사법개혁은 국민적 요구이지만 튀는 판결이 많아지면 법 안정성이 깨져 결국 법원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신임 대법관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2015년 서울고법 부장 판사 재직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주목받았다. 당시 대법원은 ‘전교조는 노조가 아니다’라는 정부의 통보처분 효력을 사실상 인정하고 파기 환송했지만 김 후보자는 대법원의 결정을 뒤집었다.

1986년 서울지법 북부지원에서 판사를 시작한 김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한 뒤 지난해 2월 춘천지방법원장을 맡았다.

최순웅 기자(csw@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