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Oh!칸 현장] '생애 첫 칸' 박해일 "영광스러운 행운, 휴가 같은 느낌"(인터뷰 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배우 박해일(46)이 생애 처음으로 칸의 무대를 밟고 있다. 임상수 감독의 영화 ‘행복의 나라로’가 앞서 73회 칸영화제(2020)에 진출했지만 그해 코로나 발생 여파로 공식 초청작들만 온라인 발표했다. 2년 후인 올해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박해일은 생애 처음으로 칸영화제를 찾게 됐다.

박해일은 지난 24일 오후(현지 시간) 칸 르 마제스틱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사실 칸에 진출할 거란 생각은 했는데 제가 잘해야 갈 수 있겠다 싶더라. 오로지 제 숙제만 더 생기는 꼴이 됐다. 남에게 가르쳐 주지 않고 혼자만 꽁꽁 숨겨 놓은 책임감이랄까? 한마디로 부담이었다. 영광스러운 앞길이 있다면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부담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럼에도 작품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첫 번째는 박찬욱이라는 영화의 창작자이자, 감독님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 그의 필모였다”며 “저한테 같이 하자고 손을 내밀었을 때 저란 배우가 ‘박찬욱 월드’ 안에서 어떻게 섞이는지의 문제, 기존 결과물처럼 훌륭하게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과 부담이 동시에 존재한 기분이었다. 그런 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찬욱의 작품에 강력한 호기심이 컸다는 그는 “감독님의 세계에 들어가면 제가 어떤 세계를 볼 수 있을지 기대했다. 출연 결정 고민이 길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배급 CJ ENM, 제작 모호필름)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수사 멜로물.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개봉에 앞서 해외 관객과 평단을 먼저 만났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님의 작품을 단정짓거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얘기하면 제가 한계를 짓는 거 같아 조심스럽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렵다”며 “감독님은 너무 익숙하게 만들어지는 사용과 방식을 피해가시거나, 애초부터 같은 얘기를 해도 낯설거나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방식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 태도를 가진 창작자다. 정서경 작가님도 유기적으로 만들어내시는 거 같다. 저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로맨스의 총량을 모르겠더라. 찍어 놓고 완성본을 봐야지 알겠다 싶었다”고 박찬욱 월드 입성을 앞두고 기대했다고 털어놨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준 캐릭터의 겉모습과 내면을 완성하기 위해 감독, 스태프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했다. “의상에서 나타나는 부분, 직업적인 부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말투, 내면세계, 성실성 등을 통해 열심히 사는 인물로 출발했다”며 “헤어부터 메이크업, 의상까지 피팅을 많이 했다. 감독님은 작품에 맞는 질감, 색감을 잘 찾아내신다. 배우들도 그걸 즐긴다. 자신들이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는 호기심으로 임하는 거 같다”고 했다.

“내적으로는 시나리오에 집중했다. 나한테 있는 기질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런 게 있다면 시나리오 속으로 가져가 보자 싶었다. 나머지는 도움을 받았다. 기준점이 있지 않아 더 재미있게 찍었다. 배우들의 미묘한 감정을 긴 호흡으로 따라가야 한다. 혼자 해버릴 순 없다. 감정의 미묘한 호흡, 틈새를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만들어갔다. 저는 이게 영화라는 생각이다. 감독님이 엄청난 준비를 해오셨을 텐데 현장에서 배우들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품위를 매번 느꼈다. 존경을 안 할 수 없었다.”

박해일은 2000년 데뷔한 이후 지금껏 단 한 편의 드라마에도 출연한 적이 없었다. 영화에 집중하고 싶었다는 것. 이날 그는 “해오던 것이나 잘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그 측면에서 (영화를) 해오다가 해오던 길에서 이렇게 영광스러운 행운을 얻었다. 휴가 같은 느낌도 있는데, 해오던 일에서 이런 기회가 있구나 싶다”고 데뷔 후 첫 번째 칸 진출을 자축했다.

OSEN

/ purplish@osen.co.kr

[사진] CJ ENM,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