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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오너리스크?… 더본코리아, 잇단 악재에 주가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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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허위 표시-햄 가격 등 논란… 한때 5만원대 주가 3만원 아래로

‘외국산→국산 표기’ 경찰 수사도… “오너 문제가 회사 문제 되는 구조”

백 “내부감시 시스템 원점서 재점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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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외식사업가인 백종원 대표(59)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상장 직후만 해도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바탕으로 공모가 대비 50%나 주가가 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빽햄 선물세트’ 가격 논란에 이어 ‘백석된장’ 농지법 위반과 원산지 허위 표시 혐의, 식품위생법 위반,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잇따르면서 상장 5개월 만에 주가는 최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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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주식시장에서 더본코리아 주가는 공모가(3만4000원) 대비 19.7% 하락한 2만7300원에 머물렀다. 상장 직후 5만 원대까지 오른 주가는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3만 원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1월 설 연휴 전후에 빽햄이 타사 제품에 비해 가격은 높은데 돼지고기 함량은 낮다는 지적을 여러 소비자들로부터 받았다. 지난달 13일엔 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특별사법경찰이 백 대표를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백 대표는 외국산 재료로 만든 백석된장과 한신포차 낙지볶음을 국산 제품인 것처럼 광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식업계는 더본코리아의 여러 논란은 백 대표의 스타성에 과도하게 의존한 ‘오너 리스크’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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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프랜차이즈 업계 대표 A 씨는 “백 대표 1인의 영향력이 강력해서 더본코리아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상장까지 이어졌지만, 그만큼 오너 리스크도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 대표 B 씨는 “방송으로 유명해진 오너가 집중 조명받으면서 백 대표 문제가 더본코리아의 문제가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최대 주주로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국내 주요 상장기업 최대 주주의 평균 지분(37.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A 씨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성공한 창업주가 직접 점주와 직원을 모집하며 성장하다 보니 대표 말이 곧 정답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라며 “백 대표는 특히 회사 내에서 영향력이 막강해 내부적으로 여러 문제에 대한 견제나 감시가 사실상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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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점 비중이 낮은 점도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직영점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점포로, 신규 브랜드의 사업 운영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가맹사업 브랜드 25개 중 직영점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8개로, 직영점 매장 비중은 전체 가맹점 3066개 중 14개(0.4%)에 불과했다. 주점 프랜차이즈 업계 대표 C 씨는 “직영 매장이 없는 상태에서 매뉴얼을 만들면 실제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피드백이나 문제를 대표가 직접 느끼고 반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에게 사과한 백 대표는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 중”이라며 “원산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투명성을 높이고 실효적인 내부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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