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인구에서 발병률 증가해
행동 느려지고 손 떨림 증상 생겨
파킨슨병은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파킨슨병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완치법이 없는 파킨슨병은 조기 발견을 통한 약물·운동 치료로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파킨슨병의 날(4월 11일)을 앞두고 파킨슨병의 의심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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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신경세포 소실로 발병
파킨슨병을 의심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는 떨림이다. TV를 보거나 자리에 누웠을 때처럼 안정된 상태에서 한쪽 손발을 무의식적으로 떤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대칭적으로 떠는 것이 특징이다. 식사할 때 숟가락을 들거나, 글씨를 쓰려고 연필을 쥐는 등 손에 물건을 잡고 있으면 떨림 증상이 사라진다. 행동도 느리고 둔해져 세밀한 동작을 수행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단추를 채우거나 요리 재료를 손질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식이다. 표정이 점차 없어져 화난 것처럼 보이고 말소리도 작아진다.
걸음걸이도 변한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면서 두 다리를 벌리는 보폭이 좁아져 종종거리며 걷기 때문이다. 걸을 때 발이 얼어붙은 것처럼 머뭇거리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섬세한 동작 연결이 어려워 첫발을 떼기 어렵고, 걷는 도중 방향을 바꾸려면 일단 멈췄다가 다시 걷는다. 잠꼬대가 심한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잠을 자면서 무의식적으로 큰 소리로 중얼거리거나 과격하게 팔을 휘젓고 발을 걷어차는 행동을 한다. 렘수면행동장애(RBD)인데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팔다리 근육이 마비돼 움직일 수 없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신혜원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이 더 진행하면 혼자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들어져 결국 치매처럼 장기적 돌봄이 필요해진다. 권 교수는 “손이 떨리고 걸음걸이가 변하고 행동이 둔해져도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지내다가 뒤늦게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치료 늦어지면 돌봄 필요해
파킨슨병은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는 약을 먹고 근력·유연성 등 신체 능력을 개선하는 운동 치료가 필수다.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 도파민 세포의 사멸을 막는 등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약물·운동 치료로 질병 진행을 늦추면서 떨림, 근육강직, 보행장애와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처럼 평생 관리하면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중요한 건 도파민 약물치료 기간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파킨슨병 치료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도파민 계열의 약은 증상 완화 효과가 뛰어난 편”이라며 "약물치료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파킨슨병 증상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5년 정도 지나면 약효 소진 현상(wearing off)으로 인해 약 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간격이 6시간에서 2시간 정도로 짧아진다. 파킨슨병 예후는 약효 소진 현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약효 지속 시간이 줄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 상태가 어떤지, 다음번 약을 먹기 전에 언제 어떻게 몸이 둔해지는 느낌이 들었는지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증상에 따른 약 처방 용량 조절로 10년이 지나도 약효 소진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걷기·태극권·요가·필라테스와 같은 운동은 근육이 경직되고 구부정한 자세를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꾸준한 운동 재활은 질병 진행을 둔화시켜 신경 퇴행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한 쪽으로 몸이 기우는 증상을 통제하고, 관절 가동 범위도 늘려줘 일상생활 동작 수행 능력이 수월해진다. 처음엔 손가락·발가락 등 작은 근육부터 큰 근육으로 운동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 있는 자세가 불안정하다면 낙상 방지를 위해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운동하는 게 낫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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