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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도 이건 찬성 못해···‘관세 쇼크’에 백악관·공화당서도 반발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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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미국·유럽 무관세, 자유무역지대 만들자”

트럼프 관세 발표 3일 만에 어깃장 발언

베센트 재무장관, 관세 결정라인서 ‘배제’ 논란

공화당 의원 “중간선거 참패할 것” 비판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고문 일론 머스크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참가자가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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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행한 관세전쟁에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행정부 내에서도 관세의 효과를 두고 균열이 일고 있다. 예상보다 큰 충격에 증시, 국채, 환율을 가리지 않고 지표가 악화하자 그간 억눌려온 이견이 새 나오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트럼프 행정부에 깊게 관여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유럽이 “관세 없는 상황이 돼, 사실상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5일(현지시간) 말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대상으로 20% 상호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한지 3일 만이다.

머스크는 이탈리아 극우 정당 라 리가 행사에 화상 연설로 참여해 “미국과 유럽이 매우 긴밀한 동반관계를 구축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럽과 북미를 오가는 이들에게 더 많은 자유가 있었으면 한다”고도 했다.

이날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정책을 맡아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한 이용자가 ‘나바로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학위가 있다’고 쓴 글에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는 좋은 게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자아(ego)가 두뇌(brains)보다 큰 문제로 귀결된다”고 답했다. 나바로 고문을 옹호한 다른 이용자의 글에는 “그는 아무것도 만들어낸 게 없다”고 했다.

그간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거의 모든 문제에 관여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야당을 비판해왔으나, 관세 정책을 두고는 침묵해왔다. 관세 부과 발표 후 증시 폭락으로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에서 180억달러(약 26조원)를 잃었다고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억만장자 자문이 대통령과 결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 의회의사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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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관세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베센트 장관은 월가의 최고위 경영진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끝내 그 뜻을 관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주요 인사들은 관세 발표 전부터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그중 일부는 베센트 장관에게 비공식적 도움을 청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센트 장관이 관세 정책의 핵심 라인이 아니었으며, 최종 결정에서 배제됐다는 사실에 월가가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베센트 장관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좀처럼 이견이 없던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미국이 심각한 불황에 빠지면 2026년 중간선거는 대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의회에도 균열이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와 함께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무효화하는 결의안, 대통령의 신규 관세 부과 권한을 의회가 통제하는 내용의 법안 등에 공화당 의원들이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과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미치 매코널(켄터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제리 모런(캔자스) 상원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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