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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남동 관저서 칩거…‘제3의 사저’로 가나 [용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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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사저, 경호동 설치 쉽지 않아

尹, 국힘 지도부-나경원 등 만나기도

朴 3일만에 靑 떠나 삼성동 사저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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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이후 3일째 되는 날인 6일에도 한남동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인 신분이 된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비워야 하지만 지금까지 관련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애초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이 이르면 주말 내로 관저를 비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아직 대통령경호처에 퇴거 관련 계획이 공유되지 않으면서 내주 중 퇴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파면 선고 이후 이틀 후인 3월 12일 일몰 후 청와대 관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자리를 옮겼다.

윤 전 대통령은 서초동 사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 후에도 한남동 관저 수리보수가 끝날 때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으며 6개월 동안 서초동 사저에서 출퇴근했다.

그 때문에 경호처도 향후 윤 전 대통령 경호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서초동 사저가 주상복합으로 경호동 설치가 쉽지 않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동물도 많아 ‘제3의 장소’를 물색할 가능성도 있다.

여러 세대가 머무는 곳인 만큼 기존 거주민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헌재의 탄핵 선고에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국민 저항’ 등을 언급하며 집회·시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의 농성이 서초동 관저로 몰릴 경우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에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호·경비는 유지된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4일 윤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의 모습.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 자택인 아크로비스타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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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은 파면 후 칩거 중에도 국민의힘 지도부와 나경원 의원 등을 만나 정치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전날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한남동 관저를 방문해 1시간가량 차담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나 의원에게 “어려운 시기에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 수고했다”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헌재에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기각·각하를 촉구하는 탄원서 제출 등을 주도하고, 헌재 앞 기자회견, 주말 시위·집회에 적극 참여한 바 있다.

나 의원은 이에 “재판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고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나 의원에게 우리나라가 대내외적으로 처한 어려운 상황, 향후 치러질 조기 대선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직후인 지난 4일에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면담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도부를 향해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조기 대선에 영향력을 미치려고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직후 변호인단을 통해 내놓은 메시지에서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사실상 지지자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윤 전 대통령이 적극 목소리를 내며 장외 여론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수 진영이) 강성 지지층, 광장의 태극기 부대의 표를 얻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정치적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란죄 혐의로 진행 중인 형사 재판도 주목된다. 자연인이 된 윤 전 대통령이 사법리스크 방어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조용히 사저 생활을 보낸 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당장 오는 14일 예정된 정식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다만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전 대통령 3일째인 이날도 윤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 등에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 4일 정진석 비서실장·성태윤 정책실장·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일괄 사의를 표했지만 한 권한대행은 이를 모두 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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