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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멜라토닌도 나이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진다. 태어나서 처음 몇 개월 동안은 멜라토닌 분비가 거의 없다. 그러다 3개월 즈음부터 서서히 분비가 시작되고 더불어 밤에 자고 아침에 깨는 서캐디언 리듬이 형성된다.
유아기인 1~3세에 분비량 피크가 가장 높고 이후로는 10년에 10~15%씩 감소한다. 60대에 이르면 멜라토닌 분비량은 최저 수준이 된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감소일 수도 있지만 피로, 블루라이트, 질병 등으로 분비량이 더 낮아지는 것일 수도 있다.
멜라토닌은 강력한 활성산소 청소부이자 수면, 면역, 혈압, 체중 등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므로 멜라토닌이 고갈되는 것은 노화를 부른다. 하지만 노화의 과정에는 워낙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므로 멜라토닌이 노화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첫째는 송과선의 석회화calcification이다. 석회화란 혈액 중의 칼슘이 세포 사이에 침착하는 현상인데 관절, 심장판막, 동맥, 유방조직, 근육 등에 자주 발생한다. 특히 송과선은 이중에서도 석회화가 가장 공격적으로 일어나는 곳이다.
둘째는 수면과 만성염증의 상관 관계를 통해 노화에 관여할 수 있다. 염증은 외부 침입 물질에 저항하여 우리 몸이 일으키는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다. 면역력이 좋으면 세균, 바이러스, 독소 등에 잘 저항하는 튼튼한 몸이 된다.
문제는 면역력이 비이상적으로 높아져서 해가 없는 물질에까지 과민반응을 할 때이다. 과도한 면역 반응은 건강한 세포와 조직까지 공격한다. 이렇게 해서 염증성 손상이 누적되고 만성염증 상태가 되면 몸이 늘 전투 태세여서 피곤하고 열이 난다.
심장병, 당뇨병, 뇌졸중, 암 등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그리고 바로 질 나쁜 수면이다.
그런데 노화와 더불어 멜라토닌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 수면의 질이 나빠져서 면역력 회복과 염증 억제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렇게 염증으로 인해 노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것을 염증노화(inflammaging)라고 한다.
셋째는 멜라토닌이 감소하면 피부의 노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는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멜라토닌은 피부의 표피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되는데 이것이 기미를 만드는 티로시나아제(tyrosinase)를 억제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멜라토닌은 자외선 손상도 막아준다. 한 실험에서 멜라토닌과 그 대사물질을 충전한 각질세포는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각질세포에 비해 자외선B를 조사했을 때 활성산소 생성을 50~60% 감소시켰고 질소와 과산화수소 수치를 낮추었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으로 멜라토닌이 노화에 관여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멜라토닌이 줄어들면 노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나이가 들면 어떻게든 멜라토닌 분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잠, 충분한 야외활동으로 멜라토닌 분비를 높이는 것이 어떤 영양제나 성형수술보다도 가장 확실한 안티에이징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않기 바란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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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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