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날 폭풍전야
경찰 “경찰관 폭행 땐 엄정 구속수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 경찰차벽이 설치되어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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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전날인 3일 서울에 비상근무 단계 중 둘째로 높은 ‘을호비상’을 발령했다. 대규모 집단 사태나 재난 등이 발생해 치안 질서가 혼란해질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되는 을호비상은 가용 경찰력 50% 이내 동원이 가능하다. 4일에는 한 단계 더 올려 경찰력을 100% 동원하는 최고 단계인 ‘갑호비상’을 발동한다. 선고일에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대가 광화문과 안국역, 한남동 관저 일대에서 15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만큼 경찰은 서울 도심 어디서든 소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해 가용 인력을 총투입해 경비 태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래픽=김현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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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찰은 오전 9시부터 서울에 을호비상을, 지방엔 ‘병호비상(가용 경찰력 30% 동원)’을 각각 발령했다. 정문 앞에서 ‘1인 시위’ ‘노숙 시위’를 해 오던 시위대를 경찰이 모두 밖으로 내보내면서 헌재 일대는 ‘진공 상태’가 됐다. 헌재 반경 150m 구간은 차벽과 안전 펜스로 겹겹이 둘러싸였다. 경찰특공대는 선고를 하루 앞두고 탐지견을 투입해 ‘진공화’ 구역 내 폭발물 탐지 검사를 실시했다. 안국역 6번 출구, 수운회관, 종로소방서 세 곳에는 도로를 완전히 봉쇄하는 약 3m 높이의 경찰 방어벽도 설치됐다. 경찰은 부산·광주·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 기동대 338개 부대(2만280명)를 배치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만2800명은 서울에 투입한다.
탄핵 찬성 측은 4일 12만명을 집회 참가 인원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비상행동은 오전 10시부터 동십자각에서 경복궁역 사이 사직로 일대에서, 촛불행동은 같은 시각 한남동 관저 인근 일신빌딩 앞에서 각각 10만, 2만명 규모 집회를 진행한다. 탄핵 반대 측 집회를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한남동 관저 일대에서 약 2만7000명 규모 집회를 연다. 안국역 3·5번 출구에서도 반탄 시위가 총 6000명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용산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에서 ‘윤 대통령 복귀 환영 집회’를 연다.
경찰은 종로구 수송동·견지동·관훈동·경운동 일대 구역 반경 200~300m 구간을 차벽과 펜스 등으로 분리해 ‘완충 구역’을 설정해 놓은 상태다. 또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국회, 여야(與野) 당사와 국회의원 사무실, 광화문 주한 미국 대사관 등 외교 공관 등에 경찰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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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헌재 주변에 국가수사본부 형사·수사 인력 1237명을 투입하고,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들은 서울 시내 21개 경찰서 유치장에 연행할 계획이다. 폭력 시위자에게는 이격용 분사기(캡사이신)와 경찰봉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은 “경찰관 폭행이나 주거 침입 등은 구속 수사를 할 예정”이라며 “탄핵 선고를 전후로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에 올라온 선동 행위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경찰·소방 등과 협의해 역 근처에서 집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1호선 종각역과 1·2호선 시청역, 5호선 광화문역·여의도역, 6호선 한강진역·이태원역 등 12개 역도 현장 상황에 따라 무정차 통과할 수 있다. 도심과 주요 집회 지점을 지나는 2·3·5·6호선에는 임시 열차도 2대씩 총 8대가 편성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헌법재판소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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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1일부터 헌재 앞 재동 교차로 일대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재동초교, 남쪽으로는 수운회관, 동쪽으로는 현대 사옥, 서쪽으로는 안국역까지 차량 진입이 제한된다. 원남 교차로에서 창경궁로 방향과 삼청동·우정국로 방면도 우회 조치가 이뤄진다. 집회 규모가 확대될 경우 사직로·세종대로·삼일대로·우정국로 등도 추가 통제될 수 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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