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재·보선 쇼크
국민의힘 권영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산불 피해 대책 관련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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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2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당 내부에서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여파로 정권 심판론이 작동한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여당이 직면하게 될 ‘민심 경고등’의 예고편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3년 만에 경남 거제시장직을 탈환하고 진보 성향 후보가 부산교육감에 당선된 것을 두고 “PK 지역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조기 대선 전망이 밝아졌다”고 반색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고, 더욱 가열차게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5곳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경북 김천시 1곳에서만 승리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서울 구로구, 충남 아산시, 경남 거제시 등 3곳은 이번에 모두 민주당에 빼앗겼다. 전남 담양군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창당 후 첫 지자체장을 배출했다.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단체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진 이번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그래픽=송윤혜 |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특히 거제시장 재선거 패배와 진보 성향 후보의 부산교육감 당선을 두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거제시장 판세를 ‘경합 열세’로 예측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격차가 18.7%포인트에 달했다. 거제는 3년 전 지방선거 때는 국민의힘 후보가 0.4%포인트 차로 승리했었고, 지난해 4·10 총선 때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4.5%포인트 차로 꺾었던 곳이다. 부산교육감 재선거에선 보수 성향 후보 2명의 득표를 합쳐도 진보 성향 김석준 후보(51.1%)를 이기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을 거치면서 여권 지지층이 결집했다곤 하지만 여당 텃밭인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정권 심판론이 더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경남에서도 고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변인 공식 논평을 통해 “4·2 재·보선 결과는 민심을 거스르고 내란을 옹호하면 심판받는다는 주권자 국민의 분명한 경고를 보여줬다”며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결과를 제대로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다소 담담한 반응을 냈지만 내부에선 “압승”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작년 총선 40석이 걸린 PK(부산·울산·경남)에서 5석만 얻은 데 이어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크게 패배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거제시장을 탈환하고 진보 후보가 부산교육감에 당선되자 “민심이 민주당 편으로 돌아선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부산과 거제 시민분들께서 놀라운 선택을 해주셨다. 변화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한데 모인 결과라 믿는다”고 했다.
한편, 광역의원 재·보선이 치러진 8곳 중 국민의힘은 대구 달서, 인천 강화, 충남 당진, 경남 창원마산회원 4곳, 민주당은 대전 유성, 경기 성남분당, 경기 군포 3곳에서 승리했다. 경북 성주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9곳의 기초의원 재·보선에서는 국민의힘은 2곳(경북 고령, 인천 강화), 민주당은 6곳(서울 중랑·마포·동작, 전남 광양·담양, 경남 양산)에서 이겼다. 전남 고흥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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