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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공세 태세에… 트럼프 “휴전 안하면 러産 원유에 2차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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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1000km 전선서 대공세 준비

점령지 확대-휴전협상 무력화 의도

“전시경제 효과에 휴전 못해” 분석도

트럼프 “러 원유에 25% 관세” 경고… 우크라엔 “광물협정 체결” 동시 압박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와의 격전지인 동부의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훈련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중재한 ‘흑해 휴전’ 등에 합의한 러시아가 뒤로는 올봄 대공세를 준비하는 등 휴전에 임할 의사가 없다는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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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올봄 약 1000km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겉으로는 최근 미국이 주도한 ‘에너지 인프라 부문의 30일 임시 휴전’과 ‘흑해에서의 휴전’에 동의했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공세를 통해 점령지를 늘리고, 휴전 협상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가 휴전에 미온적인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돈’이 꼽힌다.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막대한 돈을 국방비에 지출하는 ‘전시(戰時) 경제’가 정착되면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1%에 달했다. 또 러시아판 ‘러스트 벨트’로 여겨지는 중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무기와 군사 물자가 대거 생산되면서 양극화 해소와 균형 발전 같은 의도하지 않은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중재를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휴전을 이행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겐 “광물 협정을 속히 타결하라”고 압박했다.

● “러, 6∼9개월간 대공세… 돈 때문에 휴전 못해”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과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올봄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일대에서는 점령지를 넓히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가까운 북동부 하르키우, 수미 등에서도 대규모 공세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의 공세가 최소 6∼9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8월부터 기습 점령했던 남서부 쿠르스크주를 80% 탈환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병참 기지인 동부 포크로우스크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휴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논의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휴전이 오히려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GDP의 최소 40%가 전쟁 관련 생산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원 입대자, 전사자 등에게 지급되는 각종 지급금에 따른 소비 진작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휴전으로 군비 지출이 감소하면 경제 성장이 꺾이는 구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러시아 중부의 자치지역 마리엘공화국에서는 자원 입대자에게 이 지역 노동자의 3년 치 임금에 해당하는 300만 루블(약 5200만 원)을 지급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대 주민의 명목 소득은 전쟁 전보다 80% 늘었다.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군 전사자 부인은 남편이 숨진 뒤 받은 1200만 루블(약 2억700만 원)로 건물을 구입했다고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 트럼프, 러-우크라 동시 압박

재집권 후 줄곧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에게 공개 경고를 날렸다. 그는 지난달 30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휴전 협상을 할 수 없다면 “러시아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원유를 산다면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모든 러시아 원유에 25∼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원유의 미국 수입을 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전쟁 발발 뒤에도 러시아 원유를 사들인 인도, 중국, 튀르키예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이번 경고가 전쟁 후 서방의 주요 경제 제재보다 러시아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의 광물 협정 체결에 미온적인 우크라이나 또한 압박하며 “희토류 거래에서 물러난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3개월을 맞는 이달 20일 전 반드시 휴전을 성사시키려 한다고 전망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러시아는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에 매장된 희토류를 미국과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RDIF) 대표는 지난달 30일 “미국과 희토류 개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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