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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 2억으로 한국 웹툰 대신 중국산을…"기망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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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2.5억 반환채무 부존재 확인소송 승소

"한국 인기 작품이 한국산 한정된다 볼수없어"

"플랫폼 육성이 주안점…사업목적 위반 아냐"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한국 인기 웹툰’이라는 표현이 한국산으로 한정된다고 보고 내린 협약 해지와 국고지원금 환수 조치는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국고보조금 사업 수행 과정에서 계약 내용의 해석과 이행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국고보조금 환수 조치를 행정처분이 아닌 공법상 계약관계에서의 의사표시로 보아, 그 효력을 다투는 방식에 대한 법리를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데일리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이데일리DB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웹툰·게임·드라마 등 개발 및 유통업체 A사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상대로 낸 국고보조금 환수 무효 처분 소송에서 “국고지원금 2억5710만원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 A사의 예비적 청구를 인용했다고 31일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2년 2월 ‘한국 만화의 해외진출을 견인할 플랫폼 기업 발굴 및 육성’을 목적으로 ‘2022 만화 해외 플랫폼 구축 및 운영 지원사업’을 공고했다. A사는 ‘한국 인기 웹툰’을 확보해 플랫폼에 추가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국고지원금 대상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5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총사업비 3억9000만원(국고지원금 3억5000만원, 자부담 4000만원)의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콘텐츠진흥원은 2022년 11월 4일 A사가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등록된 업체로부터 웹툰을 구매해 지원금을 횡령하고, 사업계획서와 다르게 다수의 중국 웹툰을 구매했다며 협약 해지를 통지했다. 이후 2023년 1월 ‘상반기 국가보조금사업 부정징후 의심사업 관계기관 합동 현장 점검 결과’에 따라 기집행된 국고지원금 2억5710만원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A사는 해당 반환 요구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원고 A사의 주위적 청구인 ‘협약 해지 및 국고지원금 환수 처분 취소’는 각하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통보는 협약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이미 지급한 지원금의 반환을 요구한 것으로, 피고가 협약의 한쪽 당사자로서 원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그 이행을 구한 것일 뿐”이라며 “우월한 지위에서 행한 공법상 행위가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사의 예비적 청구인 ‘반환채무 부존재 확인’은 인용했다. 재판부는 협약 해지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사가 제출한 사업 목적이 ‘플랫폼 시스템 업그레이드, 웹툰 IP 확충 및 번역, 기존 운영 플랫폼 마케팅 강화’인 점을 고려할 때 “‘한국산 웹툰’ 연재보다 ‘플랫폼 육성’에 주안점이 있어 사업 목적에 반해 국고지원금을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업계획서에 기재된 ‘한국 인기 작품’이 “한국에서 생산되거나 한국 작가가 창작한 인기 작품으로 한정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의 대표이사가 웹툰 판권 업체들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나 이미 임기가 만료됐고, 해당 업체들로부터 급여를 받은 사실도 없다”며 “대표이사가 이들 업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나아가 웹툰 판권 구매 시 나라장터 등을 이용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도 “인기 있는 웹툰을 선별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나라장터 등에 제안요청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웹툰을 공급받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콘텐츠진흥원도 수의계약을 통한 웹툰 구매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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