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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탄핵 선고 앞두고 문재인 소환 통보···민주 “심우정 딸부터 수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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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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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상고한 데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소환을 통보하면서 민주당과 검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최후 발악”이라며 심우정 검찰총장 딸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공세를 높였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장인 전현희 최고위원은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는 명백한 정치보복, 정치탄압”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건희 면죄부 발부, 내란수괴 석방, 전직 대통령 표적수사, 제1 야당 대표 죽이기,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 외교부 특혜채용 비리 의혹까지, 윤석열 정권 정치 검찰의 불공정 편향성은 이미 국민 분노 임계점을 넘은 지 오래”라며 “망나니 칼춤 끝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배상윤)는 지난달 문 전 대통령 측에 검찰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후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측과 협의해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며 현재는 답변서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가 2018년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설립한 태국계 저비용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에 임원으로 취업한 것을 특혜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소환 사실이 알려진 전날 성명서를 내고 “살아 있는 권력인 현 대통령은 내란죄라는 중범죄를 저질렀는데도 구속취소라는 선물을 준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게만 무도하고 잔인한 모욕주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라며 “탄핵 인용으로 파면되기 전에 어떻게든 마지막 최후의 칼춤을 추라는 용산의 ‘오더’라도 있었던 것인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주자들도 검찰을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 소환을 통보한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이 풀려날 때 수수방관했다”며 “원칙이 사라진 자리에 정치 보복의 그림자가 짙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과 가족들에 대한 망신 주기를 멈춰야 한다”고 적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김동연 경기지사 역시 페이스북에 “내란수괴를 석방할 때는 항고조차 하지 않던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소환하겠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면서 “나라와 국민에게 충성하지 않는 검찰은 해체 수준의 강력한 개혁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심 총장 딸 심씨 특혜 채용 의혹을 언급하며 검찰을 압박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검찰의 무리한 표적 수사의 전형으로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하기 위해 기이한 논리까지 개발한 노력이 눈물겹다”며 “검찰은 내 눈의 들보인 자기 조직 수장의 딸 문제나 제대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심씨는 자격요건 미달에도 국립외교원과 외교부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의 의혹 제기에 외교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특정 응시자에 대한 ‘극진한 배려’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응시에 참여한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우선인 만큼 당장 서두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조기 대선 국면에서 검찰개혁 드라이브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가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의지는 분명”하다면서도 “당장은 윤 대통령 파면 선고 촉구에 당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제주 4·3 생존자와 유족의 구술 기록 등을 담은 책 <기나긴 침묵 밖으로>를 추천하며 “나라가 이 지경이니 책 읽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는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이 알려진 뒤 첫 게시글이다. 문 전 대통령은 “하지만 우리는 4·3을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며 “이번 계엄내란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군사력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절멸시키려는 광기와 야만의 원형을 제주 4·3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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