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해 스캘핑(분·초 단위 매매) 전략을 익히고 있다. 한 거래당 수익은 적어도 여러 번 거래해 누적 수익률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최근 그는 콜옵션 매수 포지션을 잡은 후 16초 만에 청산해 20만원을 벌었다. A씨는 “요즘 콜옵션 매도 물량이 많아지니 옵션 진입과 청산이 더 수월해졌다”며 “말 그대로 도파민 투자”라고 말했다.
위클리 콜옵션 매도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노리고 옵션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등장한 위클리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에 막대한 자금이 쏠린 영향이다. 시장 규모에 비해 많은 콜옵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위클리 옵션 가격이 떨어지는 등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린 일부 투자자들이 위클리 옵션 시장에 등장한 이유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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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물량은 많은데 이를 받아줄 수요자는 적다 보니 위클리 콜옵션 프리미엄은 크게 떨어졌다. 위클리옵션 프리미엄은 작년 8월 월평균 0.8%대에서 올해 들어 0.4%대로 줄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콜옵션 프리미엄이 반등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위클리 옵션 시장은 일반(먼슬리) 옵션 시장에 비해 비교적 최근 조성돼 거래 규모나 참여자 기반 측면에서 성숙도가 낮다는 평가다.
옵션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단타(단기 투자)’에 나서기에 쉬운 환경인 셈이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옵션 투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월간 위클리옵션 매수거래 내 개인 비중은 석 달 새 26%에서 30%로 늘었다. 개인들은 매수 포지션을 매도보다 더 많이 잡는데, 주로 기관 물량을 받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 구조상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확보하면서 포지션도 구축해야 하고, 들어온 자금으로 분배금도 줘야 하니 운용사 입장에선 반강제적으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들은 기관 물량을 많이 받는데, 물량이 많아지니 파는 쪽에서 싸게 팔 수밖에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KB자산운용에서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 ETF를 처음 출시한 후 같은 해 8월 ‘PLUS 고배당주위클리커버드콜’, 12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이 잇달아 나왔다. 이달 5일엔 ‘PLUS 고배당주위클리고정커버드콜’도 상장됐다. 이 상품들의 순자산은 총 1조원에 달한다.
위클리 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으로 수익을 내는 커버드콜 ETF에는 계속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데, 옵션 시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결국 커버드콜 ETF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리미엄이 줄어들면 연 12~15%를 목표로 한 분배금을 지급하기 위해 결국 원금을 내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추종하는 지수까지 떨어지면 ETF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200지수는 2.60% 상승했지만, 위클리 커버드콜 ETF 상품 5종은 이보다 낮은 마이너스(-) 1.15~1.76% 등락률을 보였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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