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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 (목)

2030 5명 중 3명이 반대…‘청년 외면’ 연금개혁안 [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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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희생 강요” 비판…세대별 찬반 갈려

국회 연금특위, 구조개혁 가능할까…회의론 多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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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18년 만에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20~30대 응답자의 약 60%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개혁 합의안 찬반 여부를 물은 결과 찬성 38%, 반대 41%로 각각 나타났다. 22%는 응답을 유보했다.

최근 여야는 ‘내는 돈’에 해당하는 보험료율을 현행 월 소득 9%에서 13%로 인상하고, ‘받는 돈’ 소득대체율을 41.5%에서 43%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모수개혁안)에 합의했다. 합의한은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미래세대 희생을 강요한다는 비판 속에 재석 277명 중 83명이 반대·기권표를 던졌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연금개혁안에 대한 세대 간 견해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득이 있는 만 18~59세는 국민연금 의무 가입 대상인데, 앞으로 남은 의무 가입 연한이 상대적으로 긴 20~30대는 이번 개혁안에 60% 안팎이 반대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절반에 가까운 48%가 찬성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국민연금 개혁안 관련 인식에 대한 질문에 찬성 39%, 반대 46%의 응답이 나왔다.

해당 조사에서도 40대 이하에서 반대가 절반을 웃돌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반대가 많은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청년 세대의 거부 반응은 앞선 법안 처리 과정에서 예견됐다.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기권표를 던졌던 의원 중 더불어민주당의 이소영·장철민·전용기 의원과 국민의힘의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천하람 의원 등으로 구성된 ‘더 나은 연금개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기자회견을 통해 “청년 세대를 설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담기지 않았다”며 합의를 이끈 여야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범여권 ‘잠룡’들은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여야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보완하는 구조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착수하고 최근 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특위 위원 13명 중 6명이 ‘3040’ 국회의원으로 구성됐는데, 구조개혁 과정에 젊은 세대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의도다.

다만 자동안전장치 도입 여부 등에 대한 여야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특위 무용론’을 주장하는 비관론이 벌써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가장 적극적으로 이번 개혁안에 반대한 자당의 3040 국회의원들을 한 명도 특위에 넣지 않았다”며 “연금특위는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힘들 것 같다. 만에 하나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대권 주자들이 얼마나 (연금개혁) 의지를 보여 주느냐가 그나마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NBS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각각 13.0%, 18.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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