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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새겨진 인간의 기억···가족애 담은 SF 영화
한국계 미국인 감독 작품···정체성에 대해 묻다
영화 <애프터양>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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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가족이 될 수 있을까요. 영화 <애프터 양>은 로봇 양(저스틴 민)과 함께 사는 미래 사회 한 가족 이야기입니다. 백인 남성 제이크(콜린 파렐)와 흑인 여성 키이라(조디 터너스미스) 부부는 슬하에 입양한 중국인 딸 미카(말레아 엠마 찬드라위자야)를 두고 있습니다.
양은 중국인으로 프로그래밍된 안드로이드 인간입니다. 양과 같은 ‘문화 테크노’는 입양과 언어 학습용 등으로 사용됩니다. 양은 미카에게 중국에 대해 알려주고 동양인 정체성을 이해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미카의 오빠이자 보호자인 것이죠. 4인 가족 월례 댄스 대회 영상을 찍던 어느날, 양이 갑자기 작동을 멈춥니다. 영화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제이크 가족은 양의 기억장치를 들여다봅니다. 양의 기억은 특별할 것 없습니다. 사소한 일상으로 가득합니다. 햇살 속 반짝이는 식물, 티셔츠를 입고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차를 마시거나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제이크·키이라 부부, 시리얼에 우유를 넣어 먹고 장난기 가득한 춤을 선보이는 미카의 평온한 순간들도요. 제이크 가족은 양의 시선으로 새겨진 지난 날과 마주하며 비로소 양의 부재를 실감합니다. 양은 단순 로봇이 아닌 그들과 ‘4인 가족’을 이룬 식구였음을 깨닫습니다.
양이 고장난 후 제이크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양의 상실을 견딥니다. 이들은 양이 박물관에 전시되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작동이 멈춘 양은 기능을 상실한 로봇이 아니라, 곁을 떠난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어린 미카는 “오빠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좋은 오빠야. 그리고 미안해. 오빠 밉다고 한 건 진심이 아니었어”라며 “오빠가 너무 보고 싶어”라고 합니다.
<애프터 양>은 한국계 미국인 코고나다 감독의 작품입니다. 코고나다 감독은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를 연출해 널리 알려졌죠. 양 역을 맡은 저스틴 민도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내가 온 곳’에 대한 고민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SF) 영화로 풀어냈습니다. 러닝타임 96분.
따뜻 지수 ★★★★ SF 영화도 따뜻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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