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시한 일주일 앞두고
이복현 금감원장 튀는 행보
“거부권 행사는 비생산적”
금융위에 이례적 공개의견서
F4회의도 불참 ‘마이웨이’
이복현 금감원장 튀는 행보
“거부권 행사는 비생산적”
금융위에 이례적 공개의견서
F4회의도 불참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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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를 반영한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 등에 발송했다. 금감원이 정부 방침에 사실상 반기를 들고, 문서까지 작성해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28일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 관련 의견’ 참고 자료를 배포하고, 기획재정부·금융위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관련 자료를 출입기자단에게 동시 배포했다.
금감원은 “재의요구권 행사 시 주주보호 논의가 원점으로 회귀돼 사실상 재논의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다”며 “상법 개정안 통과시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완을 통해 최소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의 의사결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면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직을 걸고서라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시한 바 있다.
두 기관의 의견 충돌이 표면화된 것은 지난 26일 아침 이 원장이 라디오 인터뷰로 거부권 행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반복하고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김 위원장이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발언하면서부터다.
김 위원장은 당시 “상법 개정안 대안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우선했으면 좋겠다거나 자본시장법과 함께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말해왔다”며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역시 논쟁이 벌어진 뒤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 등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뒤 자본시장법 개정을 대안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원장은 28일 오전 비공개로 열린 F4 회의(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간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공개 장소에서도 F4 회의의 팀워크와 성과를 수차례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처럼 특별한 외부 일정이나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데도 불참한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이 원장은 회의 전날 밤늦게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불참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탄핵정국에 임기를 3개월도 안 남긴 시점에서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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