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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이재용과 만난 시진핑...글로벌 CEO들에게 "중국은 안전한 투자처, 개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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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전포럼 연계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 개최
대내외 불확실성 속 외국 기업에 우호 메시지

이재용(뒷줄 오른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해 시진핑(뒷줄 맨 왼쪽)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듣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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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이 회장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5년 3월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진행된 시 주석과 기업인 간 간담회 이후 10년 만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주석과 글로벌 CEO 면담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했다. 회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23∼24일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했던 팀 쿡 애플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 40여 명이 함께했다. 한국 경영자 중엔 이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석했다.

곽노정(맨 앞)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이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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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부동산 위기와 내수 침체 상황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중국 직접투자액(FDI)은 전년 대비 27.1% 감소하며 중국 경제에 부담이 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시 주석은 경영자들을 만나 "중국은 이전에도 그렇고 지금과 앞으로도 외국 기업인에게 이상적이고 안전·유망한 투자처"라며 "개방의 문은 더 넓게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관세 조치 등에 대해 "다른 사람의 길을 막는 것은 결국 자신의 길만 막을 뿐"이라면서 "다른 사람의 빛을 꺼트린다고 자신의 빛이 밝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콕 짚어 한국 메모리 제조사 수장 만난 시진핑

시진핑(오른쪽 세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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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이 이 행사에 우리 기업인 중 이재용 회장 등 반도체 제조사 경영자를 초청한 건, 한국에 대한 중국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제조업 패권을 쥐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전략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반도체 수급이 필수적이라 메모리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절대 우위를 지닌 한국과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에서 각각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규제했지만, 중국 내 우리 기업들은 현재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돼 제한된 범위에서 장비 도입이 가능하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경우 중국에 사업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중국 첨단 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CBA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 등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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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 입장에서도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64조9,000억 원으로 전체 매출(209조 원)의 31%를 차지했다. 국내(20조3,000억 원)는 물론 미주(61조4,000억 원), 유럽(29조1,000억 원)을 뛰어넘은 최대 시장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체 매출(2024년 기준 66조2,000억 원)의 약 4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온다.

다만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 이 같은 중국의 공개 행사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발전포럼, 중국공상계 대표 회견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대규모 미국 투자 발표 시기와 맞물리면서 초청 기업들이 경영진의 중국 출장 일정 공개에 극도로 신경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발전포럼 참석 등 일주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치고 이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한 이재용 회장은 출장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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