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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월)

역대 최악 산불, 서울 60% 크기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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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새 피해 면적 2배로… 2000년 동해안 산불 기록 넘어

산불 사망자 2명 늘어 28명, 실종자 신고도 계속 증가

비 왔지만 찔끔… 안동-청송-영양-영덕 특별재난지역 선포

서산영덕고속道 청송휴게소 건물 모두 불타 27일 경북 청송군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영덕 방향)가 산불에 까맣게 타버렸다. 21일 경남에서 시작된 산불이 7일째 번지고 전북 등에서 추가 산불이 발생하면서 곳곳에 산불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총영향 구역은 3만8665ha, 사망자 28명으로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청송=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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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이어진 전국 산불이 27일을 기점으로 피해 면적과 사망자 모두 ‘역대 최악의 산불’이 됐다. 경남을 시작으로 경북, 울산, 충북, 전북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산불 영향 구역은 하루 만에 두 배 이상인 3만8665ha로 불어나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총 28명으로 1989년(26명 사망) 산불 수치를 추월했다. 정부는 경북 안동, 청송, 영양, 영덕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의성, 경남 산청 등 전국 5개 시도의 중대형 산불 영향 구역은 3만8665ha로 서울 전체 면적(6만6000ha)의 약 64%에 달한다. 전날보다 2만913ha가 급증한 가운데 이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안동 62%, 의성 62%, 영덕 55%, 영양 60% 등에 머물렀다. 산불이 빠르게 번지는데 진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산불 영향 구역이 갈수록 커지면서 피해 예상 면적도 이전 최대였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2만3794ha를 넘어설 것이라고 산림당국은 밝혔다.

산불 사망자는 2명이 추가돼 28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영덕에서 산불감시원 신모 씨(68)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신 씨는 이틀 전 다른 산불 진화대원들과 현장 지원을 마치고 영덕문화센터 산불 대기실에서 해산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청송에서 실종된 80대 여성도 이날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에 실종자 및 신원미상 시신 신고가 추가로 들어오는 상황이라 사망자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시작된 경남 산청 산불은 7일째 꺼지지 않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40ha가 이미 불탔고 천왕봉에서 4.5km 떨어진 지점까지 불길이 번졌다. 기상 악화와 연기 탓에 산림청 헬기는 오후 3시경 모두 철수했다. 이날 항공 지원에 나설 계획이었던 주한미군 CH-47(치누크) 헬기 1대와 블랙호크 3대도 사천공항에서 뜨지 못했다. 22일부터 6일째 이어진 울산 울주 산불은 이날 완전히 꺼졌다. 산림청은 울주 온양읍 운화리 산불이 발생 128시간 8분 만에 진화됐다고 밝혔다. 영남이 불타는 사이 호남에서는 새로운 산불이 발생했다. 26일 오후 9시 21분경 전북 무주군 부남면 민가에서 불이 나 야산으로 번졌고, 산불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기상청이 비가 온다고 예고한 이날 의성에는 한때 빗줄기가 쏟아졌지만 30분 만에 그쳤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울산·경북·경남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해 취득세·자동차세 면제,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지방공공요금 감면 등 세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무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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