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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동차 관세 강행…EU "깊은 유감"·캐나다 "직접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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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여성 역사의 달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5.03.27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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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를 4월 2일 발효 및 3일부터 징수하는 내용의 '대통령 선언'을 공식 발표하자 주요 수출국들이 반발에 나섰다. 캐나다는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불쾌함을 나타냈고, EU(유럽연합) 수장도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각국 수장들은 미국과 대화와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재확인했다.


'BMW, 벤츠, 포르셰' …EU 자동차 수출의 1/4이 미국

이날 백악관은 성명에서 "수입하는 승용차(세단, SUV, 크로스오버, 미니밴, 화물 밴)와 소형트럭뿐만 아니라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구동장치) 부품, 전기 부품 등 핵심 자동차 부품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자동차 부품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무관세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수출 자동차의 4분의 1이 미국으로 향하는 EU는 발등에 불똥이 튀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ACEA)가 집계한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기준 384억유로(61조원) 규모다. 특히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폭스바겐, 베르세데스벤츠, BMW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EU의 미국 자동차 수출 비중 73%가 독일 브랜드다. 이 때문에 독일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 EU로 여파가 번질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포르쉐 3대 중 1대, BMW 6대 중 1대가 미국으로 운송된다"며 "BMW는 이번 달에만 무역 갈등에 따른 피해 금액이 10억달러(1조4676억원)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BMW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주요 유럽 자동차 브랜드는 생산시설을 미국, 멕시코, 캐나다에 두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관세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공급망 차질과 가격경쟁력 약화 등 문제가 예상된다.

[파리=AP/뉴시스] JD 밴스(오른쪽)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고 있다. 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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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수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성명으로 "미국이 유럽 자동차 수출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발표를 미국이 구상 중인 다른 조치(상호관세 등)와 함께 평가하겠다. EU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한편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협상 여지를 뒀다.

이미 지난해부터 EU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하향세로 꺾인 상태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미국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NYT는 "자동차 관세로 유럽의 경제 전망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독일 수출에 타격을 주고 지속적인 침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업계는 이미 미국이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의 영향권에 있다. EU는 당시 즉각 보복 의지를 내비쳤다가 협상을 위해 한발 물러섰다. EU는 보복관세로 미국의 위스키 와 오토바이(할리데이비슨)을 공격하려 했지만, 미국이 유럽산 와인과 샴페인에 대한 재보복을 시사하면서 연기됐다.


가장 가까운 생산기지 자처했던 캐나다…포드·GM·스텔란티스 등 '된서리'

캐나다와 멕시코 산 부품은 일단 관세가 유예된다. 하지만 향후 관세 부과 시스템이 마련될 때까지로 일시적이다. 또한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적용된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미국이 부과한 관세가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도 강하게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그가 우리의 무역 협정을 배신했다"며 "곧 대응이 있을 것이다. 더는 말하지 않겠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고 했다. 이어 "캐나다는 우리 노동자를 방어하고 우리의 기업을 방어하고 국가를 방어하고 함께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에서 자동차 산업은 일자리의 3분의 1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상당히 비중이 크다.

1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 기자회견 이후 악수하고 있다. 2025.03.17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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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이 혼란과 불확실성을 일으키면서 미국 시장은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보복 관세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NBC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스텔란티스, 토요타, 혼다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의 생산공장이 위치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다. 지난해에만 154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의 캔디스 레잉 회장은 성명을 통해 "북미 차량의 약 22%가 미시간과 온타리오 사이의 공급망에서 생산된다"며 관세 재고를 요청하기도 했다.

포드, GM,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사업을 대표하는 캐나다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 회장 브라이언 킹스턴은 "관세가 4월 2일에 발효되기 전에 관세를 피할 방법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조업체가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투자하기를 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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