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전략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어."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
"유불리를 떠나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됩니다." (민주당 재선 의원)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이어진 민주당 의원총회.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 여부를 두고 격한 논쟁이 벌어졌다.
최 부총리 탄핵에 반대하는 '전략파'는 "실익이 없다"는 논리를 집중적으로 폈다. 이들은 최 부총리를 탄핵하더라도 대통령 대행직을 이어받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줄탄핵'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를 자극할 우려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략파와 정의구현파 모두 최 부총리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당장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안을 본회의에 상정해줄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탄핵 기각으로 복귀하면서 실제로 최 부총리 탄핵의 실익은 거의 사라졌다. 정의구현파의 입지가 더욱 줄어든 셈이다.
헌재 탄핵심판에선 단순히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그 정도가 중대해야 파면 결정이 내려진다. 24일 헌재는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가 파면시킬 정도의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선고했다. 그럼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도 뻔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경고용'조차 안 되는 탄핵안을 발의하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싸움에서 이기려면 명분 뿐 아니라 실리도 함께 가야 한다. 보다 실속있는 민주당의 전략을 기대한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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