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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배송 없는 매장은 엔진 없는 차”…오프라인 유통, 생존 전략은 ‘집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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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유통 국내 생존전략은

월마트, 아마존 공세에도
온라인매출 1년새 27% 성장

이마트도 배송 고도화 몸부림
새벽배송 전국으로 확대 추진


매일경제

월마트 매장 전경 [사진 = AP 연합뉴스]


미국 월마트는 아마존의 거센 추격에도 지난해 전 세계 매출 1위를 지켜냈다. 배송 서비스 고도화로 온라인 매출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온라인 소비 확산에 발맞추지 못해 고전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개발해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O2O)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역성장하고 있다. 25일 산업통산자원부가 주요 유통업체 매출을 집계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 오프라인은 7.7%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16.7% 성장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주요 유통업체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온라인은 배송 강화와 쿠폰 수요 증대로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 업체는 고객의 발길을 잡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이 강점으로 여겼던 신선식품 분야도 온라인 채널에서 적극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이제 오프라인 업체들은 배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월마트는 매출 6809억9000만달러(약 976조8802억원)를 기록해 연간 매출 기준 세계 1위 기업 자리를 유지했다.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27%나 증가했는데 다양한 배송 서비스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서비스, 집 안까지 가져다주는 배송, 드론 배송 등 배송 옵션이 무려 10개에 달한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은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라며 “쿠팡이 새벽배송을 주로 이용하는 유료 고객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듯 오프라인 고객을 붙잡기 위해서는 배송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월마트는 촘촘하게 깔린 오프라인 서비스에 온라인 주문을 연결해 모바일로 주문하고 마트에서 픽업해 가는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탄생시켰다”며 “세밀한 배송 서비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온오프라인 융합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필요가 무엇인지 차분하게 파고들어 고객의 쇼핑 경험에 기반한 세분화된 배송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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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사들도 뒤늦게 배송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이마트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쓱닷컴)은 최근 배송 브랜드를 직관적인 네이밍으로 개편하고, 서비스별로 배송을 세분화했다. 수도권에서만 가능하던 새벽배송을 지방으로 넓히고 있으며,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배송 지역도 늘리고 있다. 장보기 특화 배송을 강화하기 위해 콜드체인 물류를 확장하고 배송 차량 위치를 실시간 확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에 촘촘하게 깔린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며 온라인을 통해 고객들이 오프라인 제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이다.

배송 서비스를 통해 확보되는 고객의 구매 패턴, 위치, 시간대, 수요 예측 데이터는 유통기업의 핵심 자산이다. 국내 유통기업 관계자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물류 효율화가 진행되고 비용 절감과 수익 향상을 이룰 수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도 데이터가 쌓일수록 온오프라인 서비스가 향상됐다”며 “고객의 다양한 배송 니즈를 충족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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