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트럼프 2기 정부 韓 기업 중 최초 대형 투자
韓 기업, 관세 상황 주시하며 시나리오별 대응 준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재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백악관 방송 캡처)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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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25일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로 하면서 대한민국 주요 글로벌 기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철강과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와 가전,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일괄 관세가 아닌 국가별 상호 관세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지만 대미 투자 압박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를 더하고 있어서다.
현대차를 비롯해 TSMC 등 주요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에 나섰지만, 계획에도 없던 대규모 투자를 추가로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삼성·LG·SK그룹은 미국의 관세 부과 추진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美에 31조 원 투자…명분·실리 챙겨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를 투자, 연 120만 대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 현지생산 120만 대 체제 구축을 위해 총 86억 달러를 투자한다. 부품·물류·철강 부문에서는 완성차-부품사 간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현대차·기아와 동반 진출한 부품·물류·철강 그룹사들이 총 61억 달러를 집행한다.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는 63억 달러를 집행한다.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슈퍼널(Supernal), 모셔널(Motional)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 회장의 통 큰 투자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감사하다. 정말 영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현대차는 미국에서 생산해 자동차를 만들 것이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관세 압박 받는 삼성·SK·LG…고심 또 고심
현대차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결정에 국내 글로벌 기업들의 고심은 깊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은 무역 적자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먼저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무역 적자국 8위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도 시사했다. 반도체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06억 8000만 달러다. 반도체는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회원국 간 관세를 물리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협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에 큰 부담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공장을 증설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인건비 등 따져볼 사안이 아주 많기에 공장 이전 및 건설은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기업 입장에서 결코 가벼이 여길 수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에 대한 관세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 투자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현대차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고 했다.
이는 최근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미국 내 1000억 달러(약 146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 발표에 이어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 역시 자신의 관세 압박 때문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결국 앞으로 관세 압박은 지속되거나 강도를 더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워 추가 비용에 대한 추계 역시 쉽지 않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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