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우리 집에 왜 왔어?’ 낸 정해연
과한 소유욕과 희생 강요
가족 균열을 적나라 묘사
도발적 반전·흡입력 넘쳐
2023년 대표작 ‘유괴의 날’
드라마 제작될 정도로 인기
과한 소유욕과 희생 강요
가족 균열을 적나라 묘사
도발적 반전·흡입력 넘쳐
2023년 대표작 ‘유괴의 날’
드라마 제작될 정도로 인기
정해연 작가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범죄에 서사를 입히면 안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미스터리·스릴러물은 부모가 한 아이를 잘못 키우면, 사회가 그 아이를 돕지 않으면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 극단적인 형태로 보여주는 경고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스터리·스릴러 작가이자 베스트셀러 ‘홍학의 자리’를 쓴 정해연이 이 장르의 소설만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범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은 그의 소설에서 주요한 키워드다.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작가는 “가족은 가장 먼저 만나는 최소한의 사회로 가족이라서 더 잔인하고 피할 수 없는 사건들이 우리 주변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가족과 범죄의 접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유괴를 소재로 ‘날 시리즈’(선택의 날·유괴의 날·구원의 날) 등 여러 편의 소설을 쓰기도 했다. 또 차기작으로 어떻게 어머니를 죽일지에 대해 쓰고 있다.
도발적인 반전뿐 아니라 흡입력 있는 문장을 쓰기 위해 고민한다. 그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어렵지 않고 깔끔한 문장을 추구한다. 최소한의 묘사로 독자가 마음껏 장면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가끔 드라마를 볼 때면 이 장면을 소설 속 문장으로 어떻게 바꿔서 표현할 수 있을까 머릿 속으로 훈련한다”고 말했다.
정해연 작가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설 쓸 때 가장 신경쓰는 것은 재미이며, 가장 기분 좋은 칭찬도 ‘재밌다’는 말이다. 작가는 “독자가 1만5000원을 지불하고, 읽느라 한참 시간도 쓰는데 그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해주고 싶다. 재미 없는 이야기는 어떤 교훈도 남기지 못한다”며 “누군가를 재밌게 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스릴러를 읽는 독자는 반전을 기대하는데 또 반전을 위한 반전은 독자가 외면한다. 도파민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독자가 긴장했다가, 궁금해했다가, 충격을 받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설의 한 챕터 안에 독자가 충격이나 재미를 느낄 요소를 최대한 집어넣는다. 스릴러는 결말만을 위한 소설이라기보다는 롤러코스터처럼 반복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계속 재미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외로 아이디어를 실제 범죄 사건에서 얻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는 “실화를 기반으로 소설을 쓰면 범죄 피해자 가족들한테 2차 피해가 갈 수 있어 실제 사건은 피한다. 평소에 과학 수사 등 범죄 관련 지식은 공부하지만, 모든 소설 속 사건은 상상만을 기반으로 한다.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머리 속에서 키워 나간다”고 말했다.
범죄자 입장에서도 상상하기 때문에 이내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는 “소설 쓰는 것 자체는 고통스럽다. 작업실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소설 생각을 한다. 매일 출근할 때마다 정해진 분량을 못 쓸 것 같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렇지만 한 소설을 마무리 지었을 때의 쾌감, 독자의 반응을 볼 때의 쾌감을 잊지 못해 소설을 쓴다”고 말했다.
스릴러이다보니 드라마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2023년 ‘ 유괴의 날’은 드라마로 제작돼 이미 방영됐고 현재 웹툰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밖에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선택의 날’ ‘홍학의 자리’도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