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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이슈 연금과 보험

노인빈곤율 최고 수준인데, 기초연금에 칼 꺼내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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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
기초연금 등 의무지출 재점검하기로
KDI "2070년 생산가능인구 1인당 249만 원 부담"

2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 앞에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서 식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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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초연금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시 공적연금 등 의무지출을 재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량지출 10% 이상 구조조정도 예산안 계획에 반영됐다.

정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예산안 편성지침)'을 국무회의에서 의결 및 확정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각 부처가 내년도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할 때 준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으로, 예산편성 작업의 첫 단계다.

내년에도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가 이어진다. 우선 필수적 소요를 제외한 모든 재량지출에 대한 10% 이상의 구조조정이 또다시 추진된다. 재량지출 삭감 지침은 2022년 이후 3년째 이어지는 기조다. 신규예산을 요구할 경우, 조세지출과의 유사·중복 여부에 대한 사전 검토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에는 의무지출 점검도 포함됐다. 의무지출은 공적연금을 비롯해 건강보험,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정부가 임의로 줄일 수 없는 예산이다. 기재부는 의무지출에 손을 대는 이유로 "향후 성장률 저하에 따른 세입기반 약화와 고령화 등에 따른 의무지출 증가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 등을 감안해 중장기 의무지출 소요를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구조개편 등 효율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기초연금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 이하에 지급되는 현 기초연금을 '기준 중위소득(중간 소득) 대비 일정 비율'로 전환하는 개혁안을 제안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KDI 추계에 따르면, 현행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유지할 경우 15~64세 생산가능인구 1인당 기초연금 부담액은 2025년 74만 원에서 2070년 249만 원으로 불어난다.

다만 2023년 기준 한국의 은퇴연령 인구인 66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39.8%(통계청)로,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는 점에서 기초연금 삭감 혹은 대상 축소는 국민적 반발에 맞닥뜨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예산실 관계자는 "의무지출은 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현 제도로 재정이 지속가능한가에 대해선 '쉽지 않다'고 보고 있기에, 이제는 문제 제기를 던질 때가 됐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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