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에서 제공한 이미지.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왼쪽)과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이 24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호텔을 나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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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난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대표단은 24일(현지시각) 휴전 문제를 두고 10시간 넘는 회담을 마쳤다.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테르팍스 통신 등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있는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양국 회담이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오전 10시께 회담을 시작해 밤 10시30분까지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담을 벌였다. 전날인 23일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회담은 6시간 가량 진행됐다. 로이터와 타스통신 등은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회담 결과에 대한 공동성명을 25일 발표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회담 이후 어떤 문서에도 서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결과에 대한 공동성명은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타스통신은 이번 회담의 러시아 대표단은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과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 등이 이끌었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단은 앤드류 피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국장과 마이클 안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참석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카라신 위원장은 회담 중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대화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활발히 이어지고 있으며, 시의적절한 사안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협정 가능성에 관한 질문엔 “모든 협상이 반드시 중요한 문서와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아니”라며 “항상 연락을 유지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담에선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30일 전투 중단의 기술적 조건과 흑해 해상 휴전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흑해 협정 관련 사안을 강조해 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오늘의 의제는 흑해 협정과 그 재개에 관한 모든 측면을 포함한다”며 “주로 항해의 안전에 관한 것”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폭스뉴스와 인터뷰한 스티븐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도 회담에서 “특히 흑해에서의 선박 관련 휴전에 실제적인 진전이 잇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전면적인 교전 중단 휴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전략에 따라 회담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는 2023년 7월 러시아의 곡물 수출은 서방의 제재 때문에 막혀 있다는 등의 이유로 2022년 7월 맺은 흑해 곡물협정에서 탈퇴했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흑해에서의 자유로운 선박 운항과 곡물협정 재개 등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흑해 관련 조건은 러시아가 논의 과정에서 강경한 조건을 유지하며 회담을 전면 거부하진 않되 속도를 늦추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짚었다.
24일(현지시각) 러시아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의 한 주거용 건물.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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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공세를 계속했다. 러시아는 이날 수미 지역 어린이 병원 등을 미사일로 공격해 어린이 17명을 포함해 88명이 다쳤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러시아를 향해 “평화에 대한 공허한 발언을 하는 대신 우리 도시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고 민간인에 대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성명을 내어 러시아군이 밤중에 드론 89기를 발사했고, 이중 57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이날 새벽 2시께 크라스노다르주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석유 펌프장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에너지 인프라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관련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최근 카프카스와 크림반도, 벨고르드 지역 등에서 에너지 시설 공격이 발생했다며 모두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이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와 합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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