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희 조이웍스 본부장 ‘호카(HOKA)’ 성공 사례를 통해 브랜드 생존을 위한 전략 소개
‘초극화 시대’ 브랜드가 가야 할 방향성은 ‘프리미엄’ ‘가성비’ ‘취향저격’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확보하는 비결은 ‘타겟팅’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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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간 이후 세계는 경제적 양극화와 소비의 개인화, 가치의 다양성이 강화되고 있다. 이른바 평균이 실종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는 기존 평균의 포지션에 자리잡은 상품과 서비스에도 불가피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달라진 시장 상황에 맞춰 재포지셔닝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던 브랜드의 쇠락과 더불어 신생 브랜드의 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흐름은 스포츠 브랜드에서 두드러진다. 전통적인 강자였던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힘을 잃어가는 반면,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신생 브랜드들이 작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하며 저변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테크42가 주최한 소규모 세미나 ‘tech easy talk’ 다섯 번째 시간에서 김만희 조이웍스 마케팅 총괄 본부장은 최근의 이러한 변화를 “‘초극화 시대’에 접어 들었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자사가 한국에 유통하는 브랜드인 ‘호카(HOKA)’의 성공 사례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차별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확보하는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대표를 비롯한 브랜드 마케터 등 10여명의 참가자가 모인 이날 ‘tech easy talk’ 현장에서는 김만희 본부장의 강연과 함께 각자의 고민을 털어 놓고 해법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소통도 이뤄지며 열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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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실종, ‘양극화’에 ‘단극화’ ‘N극화’ 더해진 ‘초극화’ 시대 열려
김 본부장의 합류 이후 조이웍스가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 중 하나였던 ‘호카’는 한강변을 달리는 러너들에게 선택 받으며 러닝화에서 시작해 점차 다양한 아웃도어 영역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는,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09년 프랑스의 러너인 니콜라 메르무드(Nicolas Mermoud)와 장뤼크 디아르(Jean-Luc Diard)에 의해 설립된 호카의 브랜드 명은 ‘지구 위를 날다’라는 뜻의 마오리어에서 유래 됐다. 이후 2013년 어그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데커스가 인수한 뒤 2019년 조이웍스에 의해 한국 시장에 처음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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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독특한 디자인 철학과 더불어 편안함과 안정감에 초점을 맞춘 호카 브랜드는 이른바 ‘두껍지만 가벼운 러닝화’로 러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 2020년부터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김 본부장은 브랜드가 이야기하는 메시지와 사람들이 인지하는 이미지의 교집합을 언급하며 “조이웍스에 합류 전에 FGI(Focus Group Interview, 집단 심층면접)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교집합이 굉장히 큰 브랜드가 바로 ‘호카’였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아직 다른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높진 안더라도 경험상 이런 교집합이 큰 브랜드는 성장 속도도 굉장히 빠르고 브랜드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도 쉽게 극복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브랜드를 내가 마케팅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이웍스에 합류했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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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본부장은 ‘호카’ 브랜드가 직면한 시대상을 ‘초극화’로 규정했다. 구글 서치랩에서는이를 ‘극단적으로 분화되거나 집중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특정 분야나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다양한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이라고 정의돼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제시된 ‘평균의 실종’이 제게는 크게 와 닿았어요. 빈부격차를 비롯한 양극화는 오래전부터 심화돼 왔고, 지금은 한쪽으로 쏠리는 단극화, 프리미엄과 가성비를 넘어 취향저격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N극화 현상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시대예요. 이렇듯 양극화와 다극화가 교차되는 현상을 이해하고 현재 우리의 지위를 확인한 상태에서 어느 시장으로 접근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바로 ‘초극화 시대의 생존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디지털 시대에 바뀐 마케팅의 패러다임 이해해야
이날 김 본부장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마케팅 분야에서도 진행돼 온 패러다임의 변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백화점’이 직면한 변화를 이야기했다. 오프라인이 중심이 된 벽화점의 영업 방식은 이제 디지털화 된 시장에서 효용성을 잃어버린 과거의 방식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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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패러다임이 옮겨가며 진행된 변화들을 설명한 김 본부장은 “이제 브랜드들은 시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게 됐다”며 ‘타겟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오프라인과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온라인 상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타겟팅이 명확해야 해요. 무수한 고객들 중 누구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해야 하죠.”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를 언급했다. 시장과 고객을 분류하고 그 중 누구에게 팔 것인지를 타겟팅한 뒤 그들에게 어떤 브랜드 이미지를 남길 것인가를 정의하는 전략이다.
런클럽은 호카 팬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10~20명 정도의 작은 그룹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런클럽은 고객들에게 실제로 호카 신발을 신어보고 러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각의 참여자들은 그렇게 호카의 ‘채널’이 되고 이 채널들은 저마다의 SNS를 통해 콘텐츠, 즉 스토리를 생산해 낸다.
1만개의 광고에 노출되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방법은?
이날 김 본부장은 현대인들이 하루에 접하는 광고가 평균적으로 약 1만개에 달한다는 통계를 제시하기도 했다. 업무 중에 무심코 방문하게 되는 각종 온라인 사이트는 물론 유튜브 등 SNS 채널, 지인들과 메시지로 소통할 때 역시 어김없이 광고가 눈 앞에 펼쳐지는 시대이니 그럴만 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정작 그렇게 무수한 광고가 제시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기억나는 것은 거의 없다. 김 본부장은 이를 ‘배너 블라인드니스 현상(Banner Blindness)’으로 설명하며 ‘문맥(context)’ 반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너 블라인드니스는 고객이 브랜드를 미인지한 상태에서 브랜딩 광고 없이 퍼포먼스 광고에 노출될 경우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해요. 광고를 봐도 이해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죠.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웹 사이트에서도 자신이 아는 것을 클릭하지 모르는 것을 클릭하진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아는 정보를 활용해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 브랜드들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죠. 이때 ‘문맥(context)’이 필요해요. 문맥을 반영하면 사람의 광고 상기도는 굉장히 높아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어요. 그래서 스토리가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야 타겟 고객들이 인지하고 흥미를 가지며 검색하고 구매와 인증, 공유하게 돼요. 문맥이 반영됨으로써 이 모든 과정이 한번에 응축돼 이뤄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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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디지털 전환기의 브랜드의 문맥 전략은 고객이 브랜드를 사야하는 이유를 구축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편익을 스토리를 통해 전달하고 고객 스스로 체험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지지자를 확보하고 다시 이들 스스로 SNS를 비롯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브랜드의 역할은 브랜드와 관련된 경험을 이들이 보다 손쉽게 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한편 이날 김 본부장은 기업 측변의 다섯 가지 브랜드 스토리 전략을 비롯해 실제 ‘호카(HOKA)’가 타겟팅한 고객의 특성과 이들에게 적용된 프로세스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강연 중간마다 참석자들 각자의 고민을 듣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소통도 이뤄졌다.
테크42의 ‘tech easy talk’는 향후에도 각 산업 분야의 현업인들과 전문가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소규모 세미나로 진행된다. 마케팅을 비롯해 AI, 플랫폼은 물론 교육, 금융, 커머스, B2B 등 다양한 분야의 테크 비즈니스를 주제로 다루며 각각에 존재하는 페인포인트에 대한 해법이 제시될 예정이다. 새로운 기술·전략 도입을 고민하는 현업인이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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